지난 1월 '평화의 소녀상'에 일본 브랜드 패딩을 입혀 모욕 혐의로 고발당한 남성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고발인은 고발 취하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취하서 제출 여부와 상관 없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1월 22일께 강동구청 앞 잔디밭에 놓인 소녀상에 일제 패딩을 입힌 인물로 남성 A씨를 특정해 지조사하고 있다. 시민 모금을 거쳐 소녀상을 세운 '강동구 평화의 소녀상 보존 시민위원회'는 이 같은 행위가 위안부 피해자와 강동구민 등에 대한 모욕 및 명예훼손이라고 보고 지난 1월 25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지난달 A씨를 검거했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패딩을 입힌 것은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려는 게 아니라 도리어 일본을 모욕하려는 뜻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 측은 A씨를 처벌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고발을 취하하기로 하고 모금에 동참한 시민들에게 동의 여부를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위원회의 고발 취하 여부와 상관 없이 A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죄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고발인이 고발을 취하한다고 해도 수사가 종료되지 않는다"며 "취하서가 제출되면 이를 참고해 A씨의 정신질환 중증도 정도에 대한 수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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