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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화장실도 못가요”…국민청원 나선 742번 버스기사들

노선 연장에 5~6시간 운전 내몰려

기사들 "협의 없이 강행" 반발

市 "시민 편의상 불가피...점진 개선"

서울의 한 공영 차고지에 시내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연합뉴스




올 1월부터 운행 노선 연장으로 ‘서울 은평~동작~서초’를 잇게 된 742번(변경 전 751번) 버스 기사들이 서울시가 충분한 협의 없이 노선 연장을 강행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기사들은 운행 여건에 대한 개선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서울시가 노선 연장을 밀어붙인 탓에 5~6시간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장거리 운행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올해 초 서울시는 2019년 4월 개통한 서리풀터널을 직통하는 버스 노선을 마련하기 위해 751번 버스의 노선 연장을 결정했다. 이에 올해부터 751번 버스는 742번으로 번호를 바꿔 은평구와 동작구를 거쳐 서초구 교대역까지 노선이 연장됐다.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서울시는 노선 결정 권한을 갖고 있고, 버스 운행 및 차량·노무 관리는 버스 회사가 맡고 있다.

742번(변경 전 751번) 버스 노선도./사진=카카오맵




문제는 742번 버스의 노선을 10㎞가량 더 늘리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기사들의 근로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연장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742번 버스의 기존 노선 길이는 50㎞로 장거리 노선에 속했지만 이번 연장 조치로 58.2㎞까지 늘어났다. 서울시가 기사의 건강권을 위해 제한하고 있는 노선 거리 60㎞에 근접한 수치다. 더욱이 742번 버스 종점인 교대역 인근은 상습 정체 구간. 버스 기사들은 가뜩이나 피로도가 높은 노선을 연장해 ‘초장거리 노선’이 됐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한 번 운행에 나서면 5~6시간 동안 꼼짝없이 운전대를 잡아야 해 화장실도 가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해당 노선의 한 기사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기사들의 휴게 시간과 근로 여건은 승객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다”며 대책 없이 노선을 연장한 서울시를 비판했다. 버스 운영사인 선진운수도 “기사들의 건강권을 고려해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서울시가 노선 연장을 밀어붙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시민들의 편의와 요구를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리풀터널을 연결하는 노선의 대안은 742번 버스뿐이었다”면서 “노선 개통을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커 서둘러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00~3,000명의 시민이 742번 버스를 이용해 서리풀터널을 오가고 있다.

서울시는 노선 중간에 기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마련하고 증차를 통해 근로 여건을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당분간 기사들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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