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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생명 운동에 선구자 '모든 이에게 모든 것' 나누고 떠나다

서울대 시절 전쟁 참상 겪고 사제의 길로

생명위 신설하고, 줄기세포 연구 반대도

28일 명동대성당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정진석 추기경 선종미사가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27일 노환으로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은 마지막까지 연명치료를 거부한 채 각막을 기증하고 떠났다. 그는 지난 2월 병세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면서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며 사후 각막을 기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이 "만약 나이로 인해 장기 기증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해줄 것을 연명계획서에 직접 적었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은 생명 문제를 사목활동의 최우선으로 둘 정도로 생명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정치, 사회적 문제에 대해 공식 발언을 자제해왔지만 평소 생명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는 그가 사제의 길을 택하게 된 것과도 연결돼 있다. 정 추기경은 1950년 서울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했지만 6.25 전쟁을 겪으면서 대학을 그만두고 사제의 길로 방향을 바꿨다. 당시 스무 살이던 정 추기경은 폭격으로 동생을 잃으면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1954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 입학한 그는 196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생명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청주교구장 시절에는 음성 꽃동네 설립을 적극 후원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서울대교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2005년 서울대교구 내에 생명위원회를 신설하고, ‘생명의신비상’을 제정해 생명운동에 힘썼다.



당시 사회적으로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시절 정 추기경은 "배아도 인간 생명"이라며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 추기경이 사후 장기기증에 서약한 것도 이 때였다. 추기경 시절인 2007년에는 가톨릭대학교에 생명대학원을 설립해 은퇴하기 전까지 생명운동에 있어서 종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 그의 첫 사목 표어대로 그는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나누고 떠났다.

지난 27일 정진석 추기경이 선종한 가운데 28일 오전 명동성당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선종미사가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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