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민간 통계 기관에서 나왔다. 새 임대차법의 영향으로 전세값이 너무 치솟은 상황에서 이사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줄어드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향후 전세값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전망지수는 99.2를 기록하며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102.5에서 3.3포인트 내린 수치다. 해당 수치가 100을 넘으면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100보다 낮을 경우 그 반대가 많다는 뜻이다. 전세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9월 142.6을 기록한 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에 첫 100 이하로 하락한 것이다.
전세값 하락 전망이 많아진 배경에는 우선 전셋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있다. 지난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수도권 곳곳에서 전셋값이 억 단위로 급등했다. 치솟은 가격에 수요자들이 더 싼 지역을 찾거나 아예 이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3만 5,577건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이달 27일 기준 2만 5,226건으로 1만 건가량 줄었다.
시장에서는 일단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전망지수는 100 이하로 하락했지만 올 4월 기준 전세수급지수는 146.0을 기록했다. 전달(154.0) 대비 8.0포인트 내렸지만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4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도 0.56%를 나타냈다. 오름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것도 변수다. 직방에 따르면 오는 5월 서울에서 입주하는 아파트는 단 한 가구도 없다. 2분기를 통틀어도 서울에서는 6,096가구만이 입주해 1분기 입주 물량(1만 1,435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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