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 4인이 용산세무서에 상속세를 신고하고 6분의1인 2조원 가량을 납부했다.
30일 재계와 과세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유족의 세무대리인 김앤장이 용산세무서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대리해 상속세를 서면으로 신고하고 신고세액의 6분의 1을 납부했다. 이날은 유족의 상속세 신고 기한 마지막 날이다. 2조원이라는 규모인 만큼 하루하루 이자 부담이 크기 때문에 납기 마지막날 낸 것으로 추정된다. 피상속인 주소지인 용산세무서가 관할이다.
이 회장이 남긴 계열사 지분 가치는 18조9,633억원이며, 이에 대한 상속세액만 11조400억원이다. 나머지 상속세액은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과 현금 등에 매겨진 것으로 총 12조원에 이른다. 유족 4명은 이날 상속세의 6분의 1인 2조여원을 내고 앞으로 5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나머지 10조여원을 분납하게 된다. 이 부회장은 시중은행 2곳에서 상속세 납부 자금 마련을 위해 수천 억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다만 계열사 지분을 유족들이 어떻게 나눴는지 등 신고 내용은 납세자 정보 비공개 규정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상속인들은 법정 상속비율 또는 잠정안대로 신고한 후 나중에 분할 비율을 확정해 수정신고를 할 수 있다. 유족들의 계열사 지분 분할 비율은 각 계열사의 공시를 통해 공개된다.
상속세 신고 내용 검증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맡는다. 일반적으로 상속세 신고 내용 검토는 상속인 관할 세무서나 지방청 자산과세 담당 부서(서울청 조사3국) 소관이지만 100대 기업의 상속은 조사4국이 검증한다. 보통 국세청의 상속세 신고 검토 기간은 9개월이지만 이건희 상속세는 막대한 자산 규모와 세액이어서 더 걸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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