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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번째 '세계 재즈의날'… 한 자리에 모인 국내 재즈 1·2·3세대

유네스코 '세계재즈의날' 맞아 지난 29일 국내 첫 기념공연 열려

신관웅·김준·최선배 등 전설부터 웅산·말로 등 2세대와 라이징스타들도





지난 29일 밤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이벤트홀 ‘재즈파크’. 공연이 한창 진행 중일 때 ‘대한민국 재즈 1세대’로 불리는 원로 뮤지션들이 함께 무대 위에 올랐다. 재즈보컬 김준, 재즈피아니스트 신관웅, 프리재즈 트럼펫 연주자 최선배, 색소포니스트 이정식 등 한국 재즈의 계보를 논할 때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전설들이다. 무대 아래 자리 잡은 50명 남짓한 관객들이 일제히 숨죽인 채 바라봤고, 뮤지션들은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현란한 연주력을 드러내지 않아도 그들이 뿜어내는 아우라에 관객들 모두 오롯이 무대에 집중하고 있었다. 김광현 ‘재즈피플’ 편집장은 이들을 소개하며 “40, 50년 전만 해도 재즈는 접하기 어려운 음악이었고, 특히 라이브 공연은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사람만 즐길 수 있었다”며 “1세대 선생님들의 노고와 열정 덕분에 지금 같은 모습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공연은 지난 2011년 유네스코가 매년 4월 30일로 지정한 ‘세계 재즈의 날’을 맞아 한국재즈협회가 주최한 ‘2021 세계 재즈의 날 전야 콘서트’였다. 유네스코는 기념일 지정 당시 재즈를 ‘국가와 문화를 초월해 평화와 자유를 노래하는 인류의 문화유산’이라고 칭한 바 있다. 세계 재즈의 날이 만들어진 지 올해로 열 번째를 맞지만 국내에서 이를 기념하는 공연이 열린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이날 공연은 국내 재즈 씬의 탄생을 이끌었던 1세대 외에도 다양한 세대의 재즈 뮤지션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이목을 끌었다. 대중화에 앞장섰던 2세대 격인 재즈보컬 웅산과 말로가 무대에 올랐고, 재즈기타리스트 찰리정은 공연 전반의 사운드를 이끌었다. 또한 재즈피아니스트 강재훈, 드러머 서수진 등 최근 주목 받는 3세대 뮤지션들도 무대를 빛냈다.





특히 1년 넘게 계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이 열리지 못하는 와중에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뮤지션들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웅산은 “재즈가 국악의 자진모리 장단과 맞더라”며 장구 연주자 장재효와 함께 판소리 ‘수궁가’의 ‘좌우나졸’ 무대를 꾸몄다. 이정식은 “간만에 무대에 서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연주자들은 무대 위에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데 요즘은 마치 송장 같다”며 무대 곳곳을 누비며 ‘Just the two of us’를 연주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신관웅은 “얼마 전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서 컨디션이 완전하진 않지만 열심히 한 번 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가 ‘Caravan’을 연주하던 중간 신호를 보내자 관객들은 일제히 “얼쑤” 하고 소리치기도 했다.



모든 공연이 끝난 후 뮤지션들은 앵콜 무대를 꾸몄다. 시간과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재즈의 스타일대로 연주자들은 화려한 연주를, 보컬들은 스캣과 아카펠라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맘만 먹으면 밤새 갈 수도 있다는 듯 한 곡만 연주했지만 10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올 초 한국재즈협회장에 오른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은 “재즈가 대중음악 중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역이라고들 하는데 저는 충분히 알려질 가치가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엔 좋은 공연장에서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시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사진 제공=한국재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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