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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문화
[디자이너가 만난 디자이너]<10>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조인혁 디자이너

대표적인 뉴트로 아트웍 디자이너

일러스트 기반의 개성있는 그래픽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영역을 확장

행동으로 옮기는 디자이너가 성공할 수 있어


서울 종로구의 중심부, 어느 건물 안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는 문득 바깥세상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각자의 장소와 공간에서 특별한 지금을 보내고 있을 그들과 만나 또 다른 미지의 장소와 공간을 탐험해보고자 합니다.

성수동 작업실에서 조인혁 디자이너




안국역 인근 한 커피집을 가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귀여운 물개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바로 '프릳츠 커피'의 마스코트다. 커피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마스코트는 빈티지풍의 그래픽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프릳츠의 커피 맛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준다. 당시 ‘프릳츠’의 디자인 디렉터였던 조인혁 디자이너가 브랜딩했던 작업이다. 그는 이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조인혁 디자이너는 패션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패키지, 브랜드,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해왔다.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인테리어 그래픽,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의 디자인 등이 그가 진행해온 프로젝트. 현재는 '스튜디오 킨조'를 기반으로 개인 브랜드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작업실 이야기-색깔이 확실한 공간


스튜디오 킨조 작업실 풍경




Q. ‘스튜디오 킨조’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저같은 경우는 좀 특이한 길을 걷다가 자리잡게 되었는데요. 원래는 고향이 진해예요. 시각디자인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옷을 좋아해서 부산의 패션 회사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당시에는 패션 분야에서 그래픽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가 희소성이 있었어요. 그렇게 커리어를 시작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군을 거쳐 프릳츠의 브랜드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기반으로 개인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스튜디오 킨조가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Q. ‘스튜디오 킨조’ 이름은 무슨 의미죠?
거창한 뜻은 없습니다. 제 이름이 조인혁 인데 영어 스펠링을 뒤에서 조합을 하다보니 나온 이름이에요. HYUK IN JO 에서 KINJO를 따왔죠.

Q. 성수동에 작업실을 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성수동에 제가 운영하는 가게들이 모여있고 집과 가깝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여러 동네를 살아봤는데요. 성수동이 가장 좋더라고요. 막 개발되기 시작한 시기의 합정동, 개발이 전혀 되지 않았던 성수동을 거쳐 이태원으로 보금자리를 옮겼었어요. 그렇지만 한강과 가깝고 평지인 성수동만의 느낌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가격이 저렴하고 위치가 좋은 것이 굉장한 매력이었거든요.

Q.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디자이너를 채용할 때 가장 많이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요즘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무척 많아요. 그래서 디자이너를 채용할 때 늘 고민이 많습니다. '아트웍적인 부분에서 돋보이는 능력을 실무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느냐’를 많이 고려합니다. 그리고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업 이야기-뉴트로 아트웍

Q. 작업을 진행할 때 주로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발전시키나요?

평소에 접하는 대상들을 탐구하고 흥미롭다 싶으면 머릿속에 수집하는 습관이 있어요. 그런 부분들이 작업을 할 때 많이 도움 되는 것 같습니다.

CLOCKWORK 첫번째 전시를 위한 일러스트




Q. 레트로 감성을 품은 일러스트 작업이 많이 보입니다. 원래부터 일러스트를 즐겨 하셨나요?

학생 땐 개인 일러스트레이션 작품 활동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 졸업을 하고 취업을 했는데 첫 회사가 빈티지 콘셉트의 패션 브랜드였죠. 이 시기에 시도했던 것들이 레트로 디자인 스타일에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거기에 맞춰서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스타일로 녹아들었죠. 지금은 브랜딩이나 그래픽 드로잉 작업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데요. 결국 어릴 적 드로잉을 많이 했던 것들이 지금 작업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카페 '프릳츠' 로고디자인


카페 '프릳츠' 전경


프릳츠의 일러스트 요소들


프릳츠 원두 패키지디자인


프릳츠 드립커피 패키지


프릳츠의 슈톨렌 패키지


프릳츠의 콜드부르 패키지


프릳치 포스터 디자인


Q. ‘프릳츠’ 로고 탄생 비화를 들어볼까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TRVR의 정승민 대표의 소개로 ‘프릳츠’의 브랜딩에 참여하게 됐는데요. 디자인 디렉터로서 초창기 브랜드 구축을 위해 리서치를 많이 했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었죠. 지금 완성된 디자인을 보시고 ‘왜 커피 브랜드에 갑자기 물개 캐릭터가 등장하냐’고 질문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대표님이 작업을 의뢰하셨을 때 로고 디자인에서 ‘커피나 카페가 떠오르지 않는 이미지’를 사용해보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물개 캐릭터를 그려 넣은 지금의 로고가 탄생하게 되었죠. 이후에 외주 작업 시 동물 캐릭터가 들어간 로고를 요청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웃음).

어니스트 콤부차 패키지 디자인


Q. 브랜딩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디자인이 잘 나왔다고 해서 브랜드가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브랜드 오너의 철학을 포함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독특한 컬러가 되면서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브랜딩을 어떻게 하느냐’ 보다 ‘오너가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가지고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아웃풋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 받아야 브랜드가 롱런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디자인 할때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사랑 받을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하는것 같아요.

오브코 하우스












Q. 다른 방향의 디자인을 고민해 본 적이 있나요? 도전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프릳츠 디자인을 하면서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브랜드의 비주얼 영역을 총괄하면서 그래픽뿐 아니라 브랜드를 품은 공간까지...디자인하고 싶은 영역이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Q. 대화를 하다 보니 ‘확장’이라는 단어가 계속 떠오르네요. 디자인 작업물 의뢰를 받아 시각화하는 프로세스가 디자인 스튜디오의 일반적인 행보인데 직접 기획부터 시작해서 시각화하는 것까지 총괄 디렉터 개념으로 작업하시 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음악인으로 치자면 싱어송라이터 같은 느낌인데요. 확실히 차이가 있나요?

아무래도 신경 쓸 것들이 더 많아서 에너지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요. 대신 다양한 쪽으로 제 영역이나 스킬이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인하우스 디자이너라면 접하기 힘든 다양한 것들을 체험하는 중이에요. 브랜딩 후에 가게나 브랜드 운영을 위한 관리까지 직접 하게 되다 보니 경험의 폭이 굉장히 넓어지고 있거든요. 이런 경험 덕분에 앞으로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겠죠?

YOU.GREAT X PAPERPACK








Q. 본인 작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업은?

제 취향이 늘 바뀌다 보니 그때그때 진행된 최신 작업들을 가장 마음에 드는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제 취향의 작업보다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작업들을 더 주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카린지 로고 디자인


카린지 일러스트 포스터


카린지 버터치킨카레 일러스트


'카린지' 메뉴판 디자인


Q. 어떻게 보면 클라이언트가 식당 이용 고객들 일 수 있는데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의 디자인을 고객들이 좋아해 줄 때 어떤 생각이 드나요?

디자인을 할 때 어떻게 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매력적으로 보일까를 늘 고민하고 있어요. 식당이라는 브랜드 특성상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집중해 디자인 해왔죠. 사실 디자인만 가지고 이 브랜드가 좋다 나쁘다 평가받을 수는 없어요.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서 브랜드 파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니까요. 소비자들이 저희 브랜드를 대체로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요즘 기분이 좋습니다.

Q. 디자이너로서 살아가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나요?

부모님께서 인정해 주셨을 때가 가장 뿌듯했죠. 초반에는 부모님께서 제가 디자인하는 것을 크게 반가워하지 않으셨어요. 보편적인 부모님들의 마음이 그러듯 저희 부모님께서도 제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길 바라셨죠. 그렇지만 설득 끝에 디자이너가 되었고 나름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으니 응원해 주고 계세요. 제 디자인을 좋아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Q. 디자이너로서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도 금방 잊어버리는 편이에요. 잠도 잘 자고요. 보통 디자이너들이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하고 공황장애까지 오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요.

무던한 성격과 안정적인 멘탈은 제가 디자이너로서 활동하기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작업하다가 집중이 안 될 때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이 있나요?

저는 일정이 어느 정도 패턴화되어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침에 작업이 가장 잘 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인데요. 잠을 좀 깊게 자는 스타일이라 아침에 눈이 잘 떠지는 편이죠.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루 일과를 시작하며 디자인을 구상하고요. 회사에 출근해서 구상한 것들을 시각화하는 루틴을 따릅니다. 만약 집중이 잘 안된다면 산책을 가거나 낮잠을 자곤 해요.

Q. 디자인을 하지 않을 때는 주로 무엇을 하나요?

평범한 일상을 보내요.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유튜브 넷플릭스를 보기도 하죠.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취미는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시간을 조금 더 생산적으로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워낙 좋아하니까 레퍼런스 찾아보고 스케치 작업도 주로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다급하게) 지금 일을 너무 많이 받아서 그래요. 스스로는 딱히 디자인을 위한 예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하는 행위들인데, 이런 것들이 거시적으로 봤을 때 작업의 밑거름이 되는 듯합니다. 하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는 편이네요.




◇앞으로의 이야기-함께 꿈꾸는 확장의 영역

Q. 브랜드 확장을 위해 눈여겨보았던 다른 지역이 있나요?

기존 성수동에서 ‘카린지’부터 카페와 바(BAR)까지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 상당히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마포에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는데요. ‘고도식’이라는 기존 브랜드로 제가 디렉터로 참여를 하게 되어서 더 의미가 있죠.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더 다양한 장소에 재미있는 브랜드를 기획해 보고 싶습니다.

Q. 브랜드 기획을 하는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요?

생각과 말도 중요하지만 결국 행동으로 옮기는 디자이너가 성공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통찰력과 인사이트뿐 아니라 ‘능숙한 소통 능력’을 겸비하고 있는 디자이너라면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브랜드를 기획하는 동안 훌륭한 브랜드 기획자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고민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제가 운영하는 브랜드를 잘 키워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좋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친구들이 너무 좋거든요. 이 좋은 동료들과 어떻게 함께 롱런할 수 있을까, 이 친구들에게 앞으로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중입니다.

/구선아 schatzs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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