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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으로 부활한 천재' 김효주, 다시 美치다

[LPGA HSBC월드챔피언십 최종]

8언더 맹타로 5타차 뒤집고 정상

훈련·벌크업으로 긴 슬럼프 탈출

5년 3개월만에 LPGA 통산 4승

도쿄올림픽 티켓도 사실상 예약

박인비, 타와타나낏과 공동 3위

김효주가 2일 HSBC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 /출처=LPGA 인스타그램






고2였던 2012년 한국과 일본 프로 대회를 제패한 김효주(26·롯데)는 ‘천재 소녀’로 불렸다. 그해 12월 프로로 전향한 그는 2014년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12억 원)했고, 그해 9월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2016년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3년 연속 1승씩을 올렸지만 이후 가뭄이 길어졌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국내에서 뛴 김효주는 2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끌어 올렸고, 마침내 주 무대인 LPGA 투어에서 부활 축포를 쏘아 올렸다.

김효주가 LPGA 투어 ‘우승 시계’를 5년 3개월 만에 다시 작동시켰다. 김효주는 2일 싱가포르 센토사GC 뉴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총 상금 16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담아 8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그는 해나 그린(호주·16언더파)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6년 2월 1일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이후 63개월 만에 달성한 김효주의 LPGA 투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24만 달러(약 2억6,800만 원)다.

불굴의 각오로 이뤄낸 성과였다. 3년 가까이 슬럼프를 겪은 김효주는 2019년 LPGA 투어에서 세 차례 준우승 등으로 부진 탈출의 실마리를 찾은 뒤 혹독한 훈련과 근육을 늘리는 ‘벌크업’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감각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약점이던 샷 거리와 체력을 보완한 그는 지난해 국내에서 2승과 상금왕을 거두며 반등에 성공, 올해 LPGA 투어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날 우승도 김효주의 부활처럼 꽤 극적이었다. 단독 선두 린시위(중국)에 5타 뒤진 공동 8위로 출발해 역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였다. 1타 차 2위는 박인비(33)였다. 하지만 날카로운 아이언 샷과 특기인 퍼트가 불을 뿜으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5번(파5)과 6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김효주는 8번(파5)과 9번 홀(파4)에서도 다시 연속 버디를 엮어냈다. 11번 홀(파4)에서는 그린 밖에서 퍼터로 버디를 잡았고 12번 홀(파4)에서는 이글을 아깝게 놓쳤지만 1타를 줄여 선두 그룹을 따라잡았다. 14번(파4)과 15번 홀(파3)에서 이날의 네 번째 연속 버디를 뽑아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우승 고지를 향해 순항하던 김효주는 그린의 일격을 받았다. 13번 홀까지 2타를 줄인 그린이 14번 홀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행운의 이글을 기록한 것. 김효주가 더 달아나지 못하고 먼저 경기를 마친 뒤 그린은 16번 홀(파5)에서 3m 버디 퍼트를 넣어 단독 선두가 됐다. 하지만 우승에 다가선 그린이 흔들렸다. 17번 홀(파3) 3퍼트 보기로 김효주와 동타를 허용한 그린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도 파를 지키지 못해 김효주에게 우승을 내줬다.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하던 김효주는 동료 한국 선수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김효주는 이날 페어웨이를 한 번, 그린은 두 차례만 놓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김효주는 올해 도쿄 올림픽 출전권에도 바짝 다가섰다. 도쿄 올림픽에는 6월 말 세계 랭킹 기준으로 세계 15위 이내의 한국 선수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이날 현재 1~3위 고진영, 박인비, 김세영에 이어 한국 선수 네 번째인 김효주(9위)의 세계 랭킹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김효주 다음으로는 17위 이정은, 18위 유소연, 19위 박성현 순이다.

올해 LPGA 투어 한국 선수 우승은 3월 KIA 클래식 박인비에 이어 김효주가 두 번째다. 박인비는 2타를 줄여 15언더파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초청 출전자 린시위, 올해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자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이 같은 순위로 마쳤다.

김효주는 경기 뒤 “올해 내 목표는 우승이었는데 벌써 이뤘다. 오랜만이라 첫 우승처럼 느껴지고 꿈을 꾸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히고 “작년 국내에서 뛰면서 갈고닦은 기술을 적용해 좋은 결과를 낸 것이 기쁘다”고 덧붙였다. 대회 내내 복면을 쓰고 경기한 그는 “심각한 햇빛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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