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22)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했다. 포렌식을 통해 자료가 확보되는 대로 사고 당일 손씨와 함께 있던 친구 A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3일 경찰과 손씨의 부친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손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 나섰다. 경찰은 포렌식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대로 손씨의 사고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언젠가는 한번 불러야 한다"면서도 "아직 일정은 잡힌 게 없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A씨가 타고간 택시의 기사 신원 파악에 나서는 한편 사라진 A씨의 휴대전화도 수색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두 차례 최면조사를 진행했으나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손씨의 아버지에 따르면 A씨는 2차 최면조사때부터 변호사를 선임해 대동했다. 손씨의 아버지도 조만간 변호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그는 "변호사 선임을 검토 중"이라며 "우리의 방향에 대해 의논할 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먼저 손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됐을 시점인 지난달 25일 오전 4시 30분쯤 반포한강공원 한 편의점 옆 자전거 보관소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남성 3명이 한강변 도로를 따라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온라인에서는 손씨의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고교생 1명과 중학생 2명으로,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한강공원에서 뛰어다녔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가 사고 당일 신었던 신발을 버린 이유에 대한 의혹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A씨는 사고 이후 손씨 아버지에게 "바지와 옷에 흙이 많이 묻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의 아버지는 손씨와 A씨가 함께 있던 위치를 파악하고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A씨의 아버지에게 신발을 보여달라고 물었지만 "신발을 버렸다"는 답변을 들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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