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사찰에 불을 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40대에게 불상 훼손죄가 추가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모(48·여)씨에게 최근 징역 2개월을 추가로 선고했다.
장씨는 지난해 9월 경기 남양주 수진사에서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숭배한다"며 돌을 던져 와불상 앞에 놓인 불상 8개를 부순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는 재판에서 자신의 직업을 '기독교 전도자'라고 밝히면서 스스로 저지른 행동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끝까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종교적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서라면 타인의 재산이나 법익을 가볍게 여기는 점에 비춰 책임이 가중돼야 할 뿐 아니라 다시 범행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동종 전과가 있는 점과 관련 사건의 경과 등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장씨는 수진사 종각에 두 차례 불을 놓아 건물 한 채를 전소시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수진사 종각에 불을 붙이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일반건조물 방화 미수)로 같은 해 6월 재판에 넘겨졌고, 같은 해 10월 수진사 암자에서 스님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려다가 실패했다는 이유로 불을 낸 혐의(일반건조물 방화)로 11월 재차 기소됐다.
병합 심리된 두 건의 방화·방화미수 사건은 장씨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으며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유죄 의견을 냈다. 방화·방화미수 사건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조용래 부장판사)는 양형도 배심원 다수 의견을 따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장씨는 사찰 방화·방화미수에 불상 훼손죄까지 더해져 1심 형량이 총 2년 8개월로 늘었으며,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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