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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하늘이 준 선물" 정민씨 보낸 아버지 "어떻게 한강에 들어갔는지 알고 싶다"

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 아버지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실종 전단/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 관련, 아들의 장례절차를 마무리한 손씨 아버지 손현(50)씨가 "딱 하나 알고 싶은 건 어떻게 아들이 한강에 들어갔느냐"라고 말했다.

손씨는 아들 정민씨의 발인을 마친 5일 전파를 탄 KBS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 나와 "오늘 정민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갔다"면서 "(아들이) 유골로 돌아와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손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5일 당시를 떠올리면서 "아내가 저를 갑자기 깨우더니 '정민이가 없어졌대, 빨리 찾아봐'라고 했다"며 "아마 5시 반 전후일 것"이라고 했다.

이후 정민씨를 찾기 위해 한강 둔치로 나갔다는 손씨는 "반포나들목 바로 앞에서 어떤 남학생이 오길래 정민인 줄 알았지만 가까이서 보니까 정민이가 아니었다"며 "표정도 좀 어설프고 술도 먹은 것 같고 '네가 정민이 친구니' 묻자 그렇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손씨는 "(정민씨 실종 다음날) 26일 저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민이와 함께 있었던 친구를) 만났다"며 "(정민이 친구에게) 새벽 2시부터 4시반 사이에 모든 일이 벌어졌기에 기억을 최대한 많이 살려달라고 했는데 '술 먹어서 기억이 안 나고 4시반에 일어났을 때도 있었나 없었나 모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씨는 정민씨 친구가 3시30분쯤 자신의 집에 전화했다는 사실을 경찰을 통해 들었다면서 "화가 나서 전화를 해 '왜 그 이야기를 안 했냐'고 그랬더니 '이야기 할 기회를 놓쳤다, 미안하다'고 이런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손씨는 '그 친구의 휴대폰을 아직 찾지 못했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못 찾기도 했고 찾기도 어려울 것 같다"면서 "이 정도로 완벽하게 수습을 했으면 찾아도 저게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 손씨는 "아들의 주검이 발견된 날 오열한 아내와 제가 걸어갈 때 마침 서초경찰서장님 만났다"면서 "그분께 약속을 받은 게 있다. 서초서장에게 '서장님이 말씀하신 게 맞으면 저는 어떤 것이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데 알 수 없다, 이런 말씀은 듣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했다. (서초서장이)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주셨다"고 했다.

손씨는 그러면서 "제 아들은 죽었지만 딱 하나 아들이 어떻게 한강에 들어갔는지, 3시 반과 4시 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만 알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현재 경찰은 실족사와 타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손씨의 사망 원인과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정민씨는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5일 만인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정민씨 왼쪽 귀 뒷부분에는 손가락 두마디 크기의 자상이 두개 발견됐는데 이와 관련, 국과수는 지난 1일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소견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상처에 대해 "몸에 난 상처들은 물길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정확한 사망 경위는 국과수의 공식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는 2주 이상 걸릴 전망이다.

한편 정민씨의 장례 절차는 마무리됐다. 5일 오전 8시 20분께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유족들과 고인의 친구들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인 등 장례 절차가 진행됐다.

조문객들이 헌화를 마친 뒤 정민씨의 관은 병원을 출발해 인근 잠원동성당으로 이동했다. 아버지 손씨는 친구들이 운구하는 관을 쓰다듬었고 어머니는 오열했다. 관이 성당에 도착한 뒤 장례 미사가 진행됐다.

정민씨의 친구는 조사에서 "정민이는 남을 위해 마음을 쓰는 좋은 친구였다"며 슬픔을 표현했다.

손씨는 "친구들이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빠는 들었다. 내가 그런 놈을 얻으려고 살았다"며 "나는 늘 네가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네가 우리 가족에게 왔던 시간이 짧은데 넌 참 많은 것을 줬고 인생이 살만하다는 것을 알려줬다"고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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