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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찾은 국민의힘, 김기현…5·18 묘역서 “모든 분들께 깊은 사죄”

김기현 "민주화 동지로서 고통과 아픔 다시 느껴"

"호남 지지율 연연 않고 역사적 책임 다할 것"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를 찾고 윤상원 열사 묘 앞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광주=김남균 기자




“모든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당 원내지도부와 함께 7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고 추모와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난 3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를 찾은 지 44일만의 재방문이다.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 대행은 7일 오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를 찾고 방명록에 “오월 민주영령님께 깊은 추모와 존경의 마음을 올립니다”라고 적었다./광주=김남균 기자


김 대표 대행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 도착했다. 김 대표 대행은 방명록에 “오월 민주영령님께 깊은 추모와 존경의 마음을 올립니다”라고 쓰고 추모탑 앞에서 분향·참배했다. 이날 참배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 20명은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맨 채 엄숙한 표정을 유지했다. 김 대표 대행 일행이 민주 묘지 정문부터 추모탑까지 약 200m를 걸어가는 동안 묘역 스피커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왔다.

김 대표 대행은 참배를 마친 후 5·18 희생자 묘역으로 향했다. 김 대표 대행은 윤상원 열사의 묘를 먼저 찾았다. 김 대표 대행은 해설사로부터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한 윤 열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김 대표 대행은 전재수 군의 묘지를 찾고 사진에 묻은 먼지를 손으로 털어냈다. 전재수 군은 1980년 당시 11살의 나이로 희생됐다가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41년 만에 묘비 사진을 되찾았다.

김 대표 대행이 7일 오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대표 대행은 몸을 낮추고 공감과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대표 대행은 참배를 모두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1980년 당시 저는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라 한창 독재정권에 대한 항거를 하고 있을 때였다”며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같은 동지로서의 고통과 아픔을 다시 한번 현장에서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생 당하고 아픔을 당하고 계신 유족들과 돌아가신, 불상(不詳)하신, 모든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대표 대행은 “(광주는) 우리가 조금 더 많은 관심을 쏟고 노력을 더 배가 해야 할 분야”라면서 “지역·계층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를 키우기 위한 첫 행보가 광주가 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 대행은 또 국민의힘의 호남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가 해야 할 역사적 책임과 앞으로 해야 할 과제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개별 의원으로서 참석했다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참석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당연히 와야 한다”며 “5·18 민주화 운동은 속히 치유하고 기억해야 할 우리 현대사”이라고 강조했다. 태영호 의원은 참배를 마친 뒤 기자에게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이렇게…”라며 말 끝을 흐렸다. 허은아 의원은 “(해설사께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참 먹먹했다”며 “많은 의원들이 (호남 동행) 뜻에 동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대행(가운데)이 7일 오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를 원내지도부 등과 함께 참배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김 대표 대행은 참배를 마치고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 사업으로 평가받는 광주 글로벌모터스(GGM)도 방문했다. 김 대표 대행은 “광주를 단순히 민주화 성지로만 많이 인식하고 있는데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0일에는 조수진 의원을 필두로 한 국민의힘 초선의원 10여 명도 광주를 찾을 예정이다.

한편 이날 민주묘지 정문 앞에서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9명이 국민의힘의 광주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민주묘지에 도착한 김 대표 대행을 향해 “5·18 망언 의원들을 징계하지 않고 정치쇼로 국민 기만하는 국민의힘은 해체하라”고 외쳤다. 김 대표 대행 일행이 폴리스라인을 따라 빠르게 입장해 양측 간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광주=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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