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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팬데믹 낙관론의 근거 “혁신”

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CNN‘GPS’호스트

코로나이후 1년도 안돼 백신 개발

경제 반등속 신기술의 새삶 열려

심각 상황 印서도 쇄신 압력 거세

팬데믹이 세계 전진 물꼬 터줄것

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CNN‘GPS’호스트




미국이 포스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주된 이유는 과학의 승리다. 코로나19 이후 1년이 채 안 돼 예방 효과가 탁월한 몇 종류의 백신이 나왔다. 대단히 획기적인 일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백신 개발에는 10년에서 15년이 걸린다는 것이 정설이었고 그마저 운이 따라줘야 가능했다.

신속하고 광범위한 백신 공급과 함께 중대한 상황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미 최소 1회 이상 접종을 마쳤다. 하루 확진자 수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 수가 ‘0'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백신 접종률이 둔화하고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이제 우리는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팬데믹 이후 미국의 가장 두드러진 측면은 단연 경제가 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팬데믹 마비’에 이어 곧바로 급격한 경제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풀어놓은 엄청난 자금으로 개인과 기업 모두 상당한 구매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1918년에 발생했던 인플루엔자 팬데믹이 1920년대의 경제성장으로 이어진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낙관론의 근거는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다. 위기는 사람들에게 일을 처리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게 하고, 신기술을 받아들이게 하며, 낡은 관습에서 벗어나게 한다. 미국의 물리적 경제가 거의 봉쇄되자 디지털 경제가 깜짝 놀랄 만큼 대단한 역량을 발휘했다.

이들이 거둔 성공은 단발성이 아니다. 한 세일즈맨은 필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고객들과 직접 만나던 때가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신기술에 익숙해졌고 상담 전화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10배가 늘었습니다. 저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열린 셈이죠.”



정부도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뉴욕시는 식당들이 임시방편으로 만든 노점을 영구히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폭설로 인한 휴교가 공식적으로 폐지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다.

우리는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혁신을 알아본다. 1990년대 초반에 정보기술의 광범위한 사용이 생산성 급등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미시적 수준에서 기업과 정부·개인이 코로나19 위기에 적응하고 생산성 향상에 최적화된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낡은 방식을 폐기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여기에 과학과 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 가능성이 더해지면 선순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은 관료주의적 문제로 백신 보급에 발목이 잡혀 미국보다 한걸음 뒤진 상태다. 유럽의 백신 접종 지연 사태는 여러 면에서 팬데믹 초반의 미국 상황을 연상시킨다. 이제 유럽은 전열을 재정비했다. 유럽은 대단히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유럽연합(EU)은 유럽의 돈줄인 독일과 프랑스의 지원 아래 역내 모든 국가가 대출을 받아 이를 코로나19 극복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 역시 광범위한 백신 보급과 경제성장으로 대표되는 팬데믹 이후 2단계 궤도에 들어설 것임을 시사한다. 유럽의 과감한 금융 혁신 또한 더욱 강력한 EU의 미래를 의미한다.

개발도상국들의 상황은 아직 어둡다. 현재 인도를 생지옥으로 만든 코로나19는 아프리카를 비롯해 지금까지 대체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도 팬데믹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팬데믹은 방만하게 운영되는 부패한 인도 정부를 집중 조명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인도는 공공 부문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효율적인 민간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번영을 누렸다. 팬데믹은 인도의 진정한 정부 개혁, 특히 공중 보건 분야의 쇄신을 압박하는 경종이다. 공중 보건의 쇄신은 교육 같은 다른 분야의 혁신을 촉발할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물색하고 차관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인도는 이제 경제개혁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인도가 재도약하리라는 또 다른 신호는 코로나 대재앙의 와중에도 탄력을 잃지 않은 증시다.

필자는 끔찍한 상황의 밝은 면을 보려고 노력한다. 팬데믹이 여전히 심각하지만 전 세계에 혁신과 전진의 물꼬를 터 주리라는 것이 필자가 견지하는 낙관론의 근거이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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