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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3인' 밀어붙이는 文...또 협치 실종

14일까지 보고서 재송부 요청

이르면 이번주 내 임명 가능성

野 "눈·귀 막겠다는 선언" 반발

단독채택 부담에 당청갈등 고개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이 반대에 나선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했다. 사실상 임명 강행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3일간의 재송부 시한을 둔 만큼 국회 논의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들을 모두 임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처리까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이달 말쯤으로 예상되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까지 겹칠 경우 여야 청문 대치로 다른 국회 일정은 시계 제로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혜숙(왼쪽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임혜숙·노형욱·박준영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를 오는 5월 14일까지 송부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사실상 세 후보자 모두에 대해 임명 강행 수순을 밟는 것으로 해석했다. 만약 14일까지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가 청와대에 제출되지 않을 경우 문 대통령은 15일부터 세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이들을 모두 임명할 경우 현 정부 들어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32명으로 늘어난다. 당초 여권에서는 재보궐선거 참패를 확인한 문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1명 정도는 재송부 요청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관측을 직접 뒤집었다. 문 대통령은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안 주기식 청문회제도로는 좋은 인재들을 발탁할 수가 없다”고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 후보자에 대해 ‘여성 롤모델’을,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해운 산업 재건’을, 노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을 각각 지명 이유로 들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전원 재송부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여당 의원들조차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데 기어코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남은 1년도 눈과 귀를 막고 가겠다는 ‘마이 웨이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역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야당과 최대한 협상을 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청와대 의지에 따라 세 후보자 모두 단독 처리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오른쪽)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논의를 위해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혜숙·박준영·노형욱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5월 국회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갯속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세 후보자의 거취는 청문 정국의 핵심인 김부겸·김오수 후보자의 거취와도 밀접하게 연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김부겸 후보자 인준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는 데는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장관급 임명을 빌미로 김부겸·김오수 후보자에 대해 더욱 강한 공세에 나설 경우 여당과 청와대가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결국 대선 정국을 앞두고 여론에 민감해진 여당이 내홍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쇄신도 중요하지만 당이 청와대의 의지를 무시하고 장관 후보자를 비토한 전례가 없지 않느냐”며 “다만 당청 갈등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현실”이라고 걱정했다. 반면 여당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소한 임혜숙·박준영 두 분은 민심에 크게 못 미치므로 장관에 임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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