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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도전한 '한국의 갯벌', 예선서 불합격점

자문기구 "등재 기준 내세운 '철새 서식지' 좁게 설정"

한국의 갯벌. /사진제공=문화재청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도전하는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이 유산 구역이 좁게 설정된 이유로 예선 성격인 자문기구 심사에서 사실상 불합격점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11일 세계자연유산 자문·심사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이 '한국의 갯벌'에 대해 네 단계 평가 체계 중 3등급에 해당하는 '반려'(Defer) 권고를 한 사실과 지적 사항을 공개했다.

IUCN은 '한국의 갯벌' 중 신안 갯벌을 제외한 서천 갯벌, 고창 갯벌, 보성·순천 갯벌은 범위가 넓지 않고,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핵심 지역을 포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계유산을 둘러싼 완충지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미흡한 부분으로 꼽았다.

이러한 지적은 우리 정부가 '한국의 갯벌' 등재 기준 중 하나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세계 3대 주요 철새 이동로 중 하나인 황해지역에서 국제 멸종위기종을 부양하는 핵심적 장소'라는 점을 내세운 것과 관련이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IUCN은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가 갯벌뿐만 아니라 인근 육지에서도 서식하는데, 유산 구역을 갯벌로만 한정했다고 봤다"며 "국내에서 철새가 머무는 또 다른 장소인 경기도와 강화도 갯벌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IUCN이 '한국의 갯벌'에 대해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자연 서식지'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사실을 언급하고 "세계자연유산 등재 기준 중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종 측면을 완벽히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구역 설정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한국의 갯벌'이 '반려' 권고를 받았지만, 본선 무대라고 할 수 있는 7월 세계유산위원회까지 등재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일단 관계기관과 IUCN 권고안을 두고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시간상 당장 유산 구역을 넓히기는 어려운 만큼, 앞으로 유산 구역 확대로 방향을 잡고 설득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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