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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 품는 네이버... 韓 웹툰·웹소설, 세계로 간다


나라 안팎에서 카카오(035720)와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가 국내 최대 규모의 웹소설 플랫폼 업체 문피아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북미 지역 1위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인수를 마친 네이버가 문피아까지 품으면 IP 경쟁에서 더욱 우위에 설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11일 투자은행(IB)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문피아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S2L파트너스와 개별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수 대상은 S2L파트너스·KDB(산은)캐피탈 컨소시엄과 문피아 창업자인 김환철 대표가 보유한 지분 64%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네이버를 사실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매매계약 체결을 위한 세부 사안을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IB 업계는 문피아의 기업가치(EV)를 3,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417억 원, 당기순이익은 63억 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외 IP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가 왓패드를 인수하자 카카오는 레디시·타파스를 품었다. 장군멍군인 상황에서 이번에는 네이버가 카카오와 문피아 인수 경쟁에서 승리의 마지막 고지를 앞두고 있다. 가격을 비롯한 여러 조건에서 앞선 네이버가 우선권을 쥐고 협상을 벌이는 것이다. 네이버는 다만 “확정된 사안은 없다”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문피아는 무협 소설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웹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월간 기록을 보면 독보적이다. 평균 페이지 뷰는 1억 회를 넘고 △방문자 수는 40만 명 △등록 작가 수는 4만 7,000여 명에 이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문피아에 등록된 1,000만 회 넘는 인기 소설들을 기반으로 IP 잠재력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문피아는 IP를 활용해 드라마와 영화·애니메이션·굿즈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전지적 독자 시점'은 1억 뷰 기록 등 폭발적인 인기 몰이를 하며 네이버 웹툰에 론칭하기도 했다.

◇ 美·日·대만 ‘웹 콘텐츠’ 싹쓸이… ‘약점 보완’하는 네이버·카카오, 세게 붙는다

이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이날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인수를 마무리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소설·웹툰 IP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은 두 장르가 ‘원소스 멀티유즈’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웹소설은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화 작업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 또 누구나 손쉽게 소설을 쓸 수 있다 보니 창조적인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생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웹소설·웹툰·게임·영상화로 이어지는 콘텐츠 창작의 연계망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이야기’를 맡는 것이 웹소설이고 그 다음 단계인 ‘시각화’가 웹툰”이라며 “최근 웹소설이나 웹툰을 기반으로 해 제작한 영화나 드라마 등이 인기를 끌면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번 인수를 통해 각각의 약점을 보완한 것으로 평가한다. 네이버는 이미 웹툰으로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10개 언어, 100여 개국에서 월이용자(MAU) 7,200만 명을 확보했다. 이 중 북미 MAU가 1,000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총 8,200억 원의 거래액을 달성한 네이버 웹툰은 올해 거래액 1조 원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웹소설 분야에서는 존재감이 약하다. 네이버가 웹소설 IP에서 강점을 지닌 문피아 인수에 나선 이유다. 아울러 네이버는 월이용자 9,400만 명을 보유한 왓패드를 인수해 단숨에 세계 최대 웹툰·웹소설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로 국내 웹소설 시장의 ‘판’을 키웠다. 카카오재팬은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통해 일본에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카카오는 웹툰·웹소설 모두 영미권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북미가 터전인 타파스와 래디시 인수는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다. 타파스와 래디시는 규모 면에서는 네이버가 인수한 왓패드보다 작지만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실제 래디시의 지난해 MAU는 100만 명 선, 매출은 230억 원가량이었다. 반면 왓패드의 지난해 매출은 4,000만 달러(약 450억 원)로 2배가량 많다. 다만 타파스와 래디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5배, 10배 늘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 ‘북미 진출’ 네이버웹툰·카카오엔터, 美 상장 노린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도 노리고 있다. 최근 쿠팡이 뉴욕 증시 상장으로 46억 달러(약 5조 원)의 거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하자 네이버와 카카오도 콘텐츠 자회사의 미국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달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계열사 투자를 받기 위해 미국 투자은행(IB)에 ‘영업’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월스트리트에서 웹툰과 웹소설에 대해 낯설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관련 업계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현지 스타트업 인수와 사업 확장을 통해 현지 인지도 상승을 노리고 있다고 보는 이유다. 북미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현지 투자를 받은 후 미국 증시에 상장해 궁극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최근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앨런 라우 왓패드 창업자가 북미 테크 콘퍼런스인 ‘콜리전 콘퍼런스’에 등장해 네이버 웹툰과 왓패드를 소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당시 한 대표는 “네이버 웹툰과 왓패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토리텔링 창작자와 사용자가 모이는 플랫폼”이라며 “글로벌 Z세대들은 디지털 기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 콘텐츠 비즈니스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조윤희 기자 choyh@sedaily.com,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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