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고인돌2.0] “사람들이 영화에 빠지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마포평생학습관이 마련한

김윤아 교수의 ‘호모 시네마쿠스로 살아보기’

서울 홍대부여고 학생들 대상으로

영화 제작에 관한 호기심을 해소하는 시간 가져

김윤아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가 지난 12일 서울 홍대부여고에서 열린 강의에서 평소 학생들이 궁금해 했던 영화 제작 시스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지난 12일 서울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에서 영화 이론에 관한 강좌가 열렸다. 해당 강좌의 참가자 모집이 30초 만에 마감될 정도로 학생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강의를 맡은 김윤아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영화평론가)는 사람들이 영화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영화는 시점의 변화가 자유롭다는 것. 문학작품은 일반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시점이 일관되지만 영화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주인공과 상대방의 대화를 3인칭 관점으로 멀리서 카메라를 비추다가도 순식간에 앵글을 바꿔 주인공을 오버더숄더샷(over the shoulder shot)으로 비추며 마치 관객들이 주인공의 대화 상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오버더숄더샷은 두 캐릭터의 대화 장면에서 자주 쓰이는 촬영 기법으로 한 인물의 어깨 너머로 상대를 포착하는 것을 뜻한다. 공포 영화에서도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시선을 넘나들며 긴장을 고조시킨다. 김 교수는 “영화의 자유로운 시선 이동이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고 흡입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여러 사람과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집에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음에도 극장을 찾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혼자일 때 보다 수 십 명이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고 두려워 할 때 감정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전 세계 동시개봉으로 수천 만 명이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영화를 보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영화가 갖고 있는 엄청난 힘”이라고 강조했다.

마포평생학습관이 마련한 김 교수의 ‘호모 시네마쿠스로 살아보기’ 강좌는 ‘고인돌2.0(고전·인문아카데미2.0: 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됐다. ‘고인돌2.0’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이 2013년부터 함께한 인문학 교육 사업이다. 성인 중심의 인문학 강좌로 시작한 ‘고인돌’은 지난해부터 명칭을 ‘고인돌2.0’으로 바꾸고 서울 전역의 중·고등학교와 연계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역사와 건축, 경제, 과학,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56개 강좌로 구성된 올해 제9기 ‘고인돌2.0’은 특히 교과목과의 연계성을 높여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원격 강의 등 비대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김 교수는 “현대영화는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협업”이라며 “영화가 성공하면 흔히 감독, 작가, 배우만 부각되지만 촬영팀, 건축물코디팀, 의상팀, 스크립터, 특수효과팀 등 수백명의 전문가가 모여 만든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영화 제작의 분야별 역할을 자세히 설명해 영화 관련 일을 꿈꾸는 학생들의 진로탐색에도 도움을 줬다.

이날 수업을 마치며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영화를 볼 때 수동적인 자세로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인 시각으로 내용과 주제에 접근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유진 홍대부여고 사서 교사는 “학생들이 문화콘텐츠와 영화에 관심이 크다”며 “활발히 질문하며 적극적으로 강의에 참여하는 것을 보니 영화에 관한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 준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강의에 참여한 홍대부여고 2학년 박예승 양은 “영화를 즐겨 봤지만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기회가 없었다”며 “촬영기법, 제작 시스템 등을 알고 나니 영화를 볼 때 전과 다른 것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인돌 2.0은 올 11월까지 8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청소년들의 인문학의 사고를 높이기 위한 강연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효정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원 hj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