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는 1층 중식당 가스레인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정밀 감식 결과를 정식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지난 12일 보내온 감정 결과 회신문에 “1층 중식당 주방 가스레인지 부분을 발화지점으로 한정할 수 있다”고 썼다.
다만 가스레인지에서 어떻게 불이 난 것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아 앞으로 경찰에서 관계자들을 통해 더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중식당 관계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영업을 잠시 쉬는 ‘브레이크 타임’이어서 요리를 하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주방 내부는 찍히지 않았으며, 식당 관계자들이 홀에서 잠을 자거나 쉬고 있는 모습만 확인됐다.
경찰은 화재 원인 파악과는 별개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책임을 규명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진화에 10시간이 걸리고 재산 피해가 수백억 원에 이를 정도로 큰 불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수사 추이에 따라 건설사 관계자와 주상복합건물 시설관리 담당자 등 최소 3~4명이 사법처리 대상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은 없고, 모두 참고인 신분으로만 조사를 받았다”면서도 “화재 원인과 피해 확산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려내다 보면 사법처리 대상이 서너 명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오후 4시 25분경 남양주시 다산동에 위치한 지하 4층, 지상 18층 규모 주상복합 건물에서 불이 났다. 아파트 4개 동 366가구와 상가 점포 180곳이 유독가스와 화염, 그을음으로 막심한 피해를 보았다. 당시 화재로 40여명이 연기 흡입 피해를 입었고, 재산 피해 규모도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00세대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 중 약 30세대는 화재 발생 한 달이 지났어도 돌아갈 곳이 없다며 항의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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