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정상회담 마친 文-바이든…'기브앤테이크' 결과는?(종합)

美, 삼성 등 한국 기업 44조원 투자 받아

바이든, 韓 기업인 기립 요청하며 "감사" 뜻

韓, 백신 직접 지원·미사일 지침 해제 받아내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워싱턴=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장장 3시간 만에 끝났다.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당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 한미 간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백신 협력과 반도체·전기차·배터리 공급망 강화·대북 정책·원전 협력·한미 동맹 이슈 등이 논의 테이블 위에 올랐다. 특히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미국 백신 공급과 한미 미사일 지침(RMG) 완전 해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 측이 얻은 구체적 성과로 꼽힌다. 반대로 미국은 한국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대기업의 44조원 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

한미정상회담은 21일(오후) 백악관에서 열렸다. 단독회담(37분)에 이어 소인수회담(57분), 확대회담(77분) 순으로 총 171분간 진행됐다. 회담 사이사이 짧게 이뤄진 휴식 시간을 포함하면 총 187분간 이뤄졌다.

정상회담 결과 우선 미국은 한국에 백신을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5만 명 전부 한국 장병들에게 백신 접종을 했으면 한다”며 “양쪽(한미) 장병들이 협업하는 데 어려움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 장병에 대한 핀셋 지원 자체로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상징하는 셈이다. 아울러 미국 현지에서 ‘선진국인 한국에 백신을 지원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에서 지원 대상을 축소해 불필요한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저희가 백신을 생산하는 부분에 있어서 미군에 주요 백신 생산업체와 함께 협력해서 생산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미국의 선진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백신 추가 생산을 위한 한미 바이오 업계 간 협약도 조만간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을 국내 위탁생산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국에 백신을 내어준 미국은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 신안보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를 확약 받았다. 앞서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DC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삼성전자(170억 달러)와 SK하이닉스(10억 달러),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140억 달러)·현대자동차(74억 달러)는 각각 대미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들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 규모는 총 394억 달러로 한화로 44조원을 넘는다. 한국 기업들의 선물 보따리에 바이든 대통령은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자 회견장에 참석한 국내 기업인들을 향해 “자리에 계시면 잠시 일어나 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한 뒤 박수를 보내면서 “감사하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이러한 투자는 수천 개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고 공급망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도 “디지털 시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첨단 신흥 기술 분야의 중요성이 켜지고 있다”며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을 비롯한 첨단 제조업 분야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민간 우주 탐사, 6G, 그린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해외 원전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워싱턴=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임기 말 과제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 이루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공동 과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라며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과거 합의를 토대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통해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북 문제를 담당할 대북특별대표에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통한 외교를 할 것이며 이미 대화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두 정상은 비핵화 시간표에 이견이 없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 협상의 원칙은 아주 실용적이고, 또 점진적이고, 단계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접근해 나가겠는 것이며 그 원칙에 대해서 한미 간에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에 동의하며 "저희의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라며 "지역 내 동맹국, 그리고 문 대통령과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상호 호혜적인 성과도 거뒀다. 지난 1979년에 만들어진 한미 미사일지침(RMG)를 완전 해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한미 미사일지침 완전 해제로 한국은 ‘미사일 주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경우 대중국 압박 수단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한미 방위비 협정 타결과 더불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서울=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