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와 아랍에미리트(UAE) 간에 미국산 무기 거래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UAE가 최근 중국과 밀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미국의 우려에 따른 것이다.
2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항공기 두 대가 UAE 공항에 착륙한 뒤 내용물이 확인되지 않은 상자를 내리는 장면을 미 정보기관들이 포착했다. 이는 ‘중국과 UAE가 안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게 아니냐’는 사인으로 해석됐다. 그 결과 미국이 UAE에 대한 첨단 무기 판매를 재고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임기 말 UAE에 F-35 전투기 50대와 리퍼드론 18대 등 총 230억 달러(약 25조 6,611억 원) 규모의 첨단 군수품을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도 지난 4월 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보도로 이 같은 판매 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UAE에 군사 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무기 판매가 중단될 것이라는 점을 UAE에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미 지난해 중국의 해외 군사물류시설 건설 검토 대상에 UAE가 포함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일부 국방부 관리들도 중국이 UAE에 해군기지 건설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관 보고서 역시 중국이 UAE에 수백 명의 군 병력을 파견하는 것을 논의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F-35 등 무기 판매 계획은 그대로 이행할 것이라면서도 UAE 정부와 협상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전 정부 당시 타결된 조건 중 일부가 미진해 협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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