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정상, 그것도 세계 '넘버 원'이라고 하는 미국 대통령을 속된 말로 까는데(비판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동조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툭툭’ 쳤다는 데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이날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전날 열린 정당 대표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김 대표 대행의 발언을 제지한 일이 화제가 됐다.이날 언론 인터뷰에 나선 김 대표 대행은 당시 자신이 "바이든(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원래 상대방을 띄워놓고 뒤로 빼간다"는 언급을 하자, 문 대통령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팔을 '툭툭' 쳤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를 '그만하시죠'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나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수석은 "김 대표 대행의 발언에 문 대통령이 난처해 하더라"라며 "제 1야당 대표의 얘기를 외면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미국 대통령 비판에 동조할 수도 없지 않나"라며 "그래서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다가 가볍게 어깨를 툭 건드리며 '이제 그만하시죠'라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익을 챙기는 거야 저희도 그렇고 다른 나라들도 다 (미국과) 마찬가지"라고 김 대표 대행에게 슬쩍 귀띔했다는 것이 이 수석의 설명이다.
이 수석은 "마무리가 잘 됐는데 김 대표 대행이 언론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로서는 굉장히 섭섭했다. 대통령과 야당의 대화가 참 어렵다고 느꼈다"고 부연했다.
사회자가 '툭툭 친 것은 사실이라는 거냐'고 묻자, 이 수석은 "툭툭 친 것이 아니다. 우호적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웃으며 툭 건드린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과 국민의힘 대표와의 1대1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를 쏟아내듯 하면 다음 자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잘 안되지 않나"라고 했다.
한편 이 수석은 당청 사이에 정책적 이견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에는 "성급하게 조율하지 않으려 한다. 절충되는 과정에서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당청은 국정운영의 쌍두마차"라고 강조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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