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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켄지 스콧, 美 억만장자 기부 관행 뒤흔들다

지난해에만 6.6조 '초고속 기부'

엄격한 다른 억만장자들과 달리

비영리단체들에 자율성 극대화

기부 받은 단체가 재기부하기도

"기존 자선 문화 리모델링" 평가





“매켄지 스콧(사진)은 전통적인 억만장자들의 자선·기부 문화를 뒤흔든 진정한 파괴자(the real disrupter)입니다.” (척 콜린스 미국 불평등개선정책연구소장)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전처이자 자선사업가인 스콧이 통 큰 기부와 함께 과거 자산가들과는 다른 기부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억만장자들보다 훨씬 신속하게 집행됐다는 점이다. 1일(현지 시간) 비영리 전문 매체 ‘크로니클 오브 필랜트로피’와 타임 등에 따르면 스콧은 지난해 미국 전역 300여 개 단체에 59억 달러(약 6조 6,000억 원)를 기부했다. 매달 꼬박꼬박 약 5,500억 원을 기부한 셈이다. 기부 선언을 한 지 불과 1년 만이다. 실제로 그는 7월 17억 달러에 이어 12월 42억 달러를 한꺼번에 쾌척했다. CNN과 포브스가 “스콧의 기부 속도는 다른 억만장자와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한 이유다.

12월 기부 당시 스콧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자문팀에 더 빨리 자산을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자선 조사 기관 ‘캔디드’에 따르면 스콧의 기부금은 지난해 전 세계 코로나19 관련 자선액의 20%에 해당하고 개인 기부금 총액의 75%에 달하는 수준이다.

스콧이 2019년 베이조스와 25년 만에 이혼할 때 받은 아마존 주식 4%는 당시 평가액이 380억 달러였지만 이후 아마존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현재 그의 자산 추정치는 570억 달러(약 66조 원)에 달한다. 그는 2019년 자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기빙플레지’에 서약하기도 했다.



불어난 자산 만큼 기부로 인한 선순환 효과도 커지고 있다. 필랜트로피는 “스콧의 기부금을 받은 많은 비영리단체가 다른 소규모 단체나 제휴 조직에 기부금 일부를 다시 기부한다”며 “기부가 원래 수혜자를 넘어 또 다른 수혜자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콧의 기부는 금융기관이나 기업·재단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자산으로 간주돼 비영리단체가 대출 기관에서 추가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있다. 일리노이의 저소득층 주택·시설기금(IFF)의 조 네리 CEO는 “지난해 스콧의 기부금 1,500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로 인해 6,000만 달러의 대출이 가능해졌다”며 “대출과 상환을 반복하면서 더 많은 단체와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한 ‘영원히 주는 선물’인 셈”이라고 말했다.

비영리단체에 최대한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도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억만장자들이 요구하는 기부 수혜 단체에 대한 대량의 사용 지출 데이터나 단체 수장의 엄격한 보고 등을 스콧은 요구하지 않고 있다는 것. 필랜트로피는 “여러 자선단체들은 스콧의 자선 담당자가 1년에 한 번 사용 내역 보고서와 갖고 있는 경우에 한해 감사 재무제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며 “단체 운영자들은 최소한의 보고 요건이 스콧이 주는 선물의 특징만큼 자유롭다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1986년 자선단체에 자신의 재산을 기부한 콜린스 소장은 “어린 나이에 거부가 된 일부 자산가들은 자신이 성공한 것처럼 자신의 기부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며 “스콧은 기존 기부 문화를 리모델링하는 자선 전문가”라고 말했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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