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 주지사가 “어린이들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WZTN 등에 따르면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지난달 28일 주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 어린이들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리 주지사는 앞서 지난달 26일 폭스TV 인터뷰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테네시주 보건부에 따르면 주내 신생아부터 10세까지의 코로나19 감염사례는 총 4만 8,000건이 보고됐으며 이 중 5명이 사망했다. 11~20세 사이 감염사례는 11만 건이 보고됐고, 사망자는 5명으로 집계됐다. 20세 이하 감염사례는 주 전체 감염사례의 19%에 달한다.
리 주지사가 조직한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의 의사들도 해당 발언을 반박하고 나섰다. 태스크포스 소속 사라 크로스 박사는 “주 정부 지도자들의 백신에 대한 무관심에 실망했다”며 “지금도 병원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며 버티는 환자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제이슨 마틴 박사도 “지금도 코로나19 때문에 입원한 어린이들이 병원에 있다”며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어린이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후유증을 겪을지 알 수 없다”고 했다. 5월 말 기준 테네시주의 백신 접종률은 32.5%로, 미국 전체에서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테네시 주지사실은 보도자료를 내 “리 주지사는 과학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학교 내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1년간 연구 결과, 어린이들이 코로나19로 심각한 증상을 겪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국 남부 지역 주지사들은 최근 백신 접종 실시를 이유로 학교 내 마스크 착용 금지 등의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지난달 28일 “어린이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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