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글로벌 현장에서]코로나 시대 아프리카 시장의 재발견

■박철주 주남아프리카공화국대사

비대면 쇼핑 활성화에 阿 편견 해소

남아공서 화장품 등 한국 제품 인기

한국산 진단키트·마스크 수출도 늘어

AfCFTA 본격화땐 교역 확대 전망

박철주 주남아공 대사/사진 제공=외교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우리에게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아프리카 민주화와 인권 운동의 산실로 알려진 곳이다. 우리나라와 함께 주요 20개국(G20)의 일원인 남아공은 경제적으로도 전 세계 금 생산량의 60%를 점유할 정도의 자원 부국이다. 또 34세 이하 인구가 전체의 60%에 달하는 젊은 국가로 소비재 수출 시장으로서 잠재력이 큰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올해부터는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에 따른 교역이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제조업 기반이 강한 남아공이 대표적인 수혜 국가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아프리카 대륙이 인구 12억 명, 국내총생산(GDP) 3조 4,000억 달러의 단일 시장으로 통합되면 남아공에서 우리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런 성장 잠재력과 기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선입견으로 우리 기업의 남아공 진출이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아프리카 시장이 멀고 위험하고 어려운 ‘3D(Distant·Dangerous·Difficult) 시장’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으로 전 세계에서 교역과 투자가 위축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지만 동시에 비대면 온라인 전자 상거래와 화상회의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이 같은 편견들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온라인 시장이 국가 간 물리적 거리나 위험하고 어려운 사업 환경의 문제점을 많은 부분 해소해주면서 우리 기업들이 아프리카를 소비재 시장으로 재발견하고 있는 셈이다.

일례로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쇼핑이 활성화됨에 따라 지난해 이후 남아공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테이크어랏’을 비롯한 유력 온라인 매장에 20개 사 이상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매장당 월 10만~15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한국 화장품은 코로나19 이후 프랑스 등 주요 수출국들이 모두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홀로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K뷰티 제품들은 지난 2019년 남아공 최대 온라인 패션 쇼핑 플랫폼인 ‘슈퍼발리스트’에 입점한 이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이 쇼핑몰에 입점한 한국 브랜드는 8개에 달하고 한국 제품의 매출 점유율도 6%에 이른다. 화장품에서 시작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라면 등 식음료·건강식품·생활잡화 등으로 확대되면서 온라인 쇼핑몰에는 한국 제품관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한국산 진단 키트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남아공 현지 유통 업체를 통해 수입된 한국 기업의 코로나 신속 진단 키트가 남아공 현지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한국산 마스크의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 의료 기기와 제품들이 남아공을 발판으로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한국 제품이 유명세를 탄 데는 넷플릭스·유튜브 등을 통한 한국 드라마와 먹방의 유행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넷플릭스의 상위 인기 콘텐츠에 진입하면서 남아공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됐고 이것이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과 구매 증가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남아공 내 한국문화원의 설립을 계기로 우리 문화와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남아공은 내년에 수교 30주년을 맞게 된다. 남아공의 한국전쟁 참전에서 시작된 양국의 인연은 1992년 수교 이래 꾸준히 발전해 남아공은 현재 우리 기업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진출 거점이자 우리 교민의 최다 거주국이 됐다. 앞으로 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고 AfCFTA가 본격화되면 보다 많은 한국 기업인들과 관광객들이 남아공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문화와 소비재 제품에 대한 남아공 국민들의 관심 증대가 밑거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여론독자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