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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가 기회?… 이색 주제로 주목받는 경북도·KAIST '역발상 미래포럼'

상식 뒤집어 시민들 관심 끌고

대안까지 제시해 신선한 바람

‘대학이 망하는 길’, ‘탄소가 필요한 도시’, ‘나 혼자 산다’ 등

10월까지 매월 1회씩 6회 진행

지난달 28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역발상 미래포럼’에서 패널들이 자유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북도




“인구감소야말로 한국의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지난달 28일 경북도청 다목적홀. 서용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의 발언이 시작되자 방청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한 위기라는 것은 초등학생조차 알고 있는 사실인데 오히려 기회라고 강조하는 서 교수의 주장에 방청객들은 하나같이 귀를 의심했다.

서 교수는 차근차근 예를 들며 자신의 논리를 펼쳐나갔다. 그는 “인구구조 변화를 위기로 보고 있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지만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는 위기보다 오히려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며 양보다 질의 관점에서 인구감소에 대응해야 한다는 ‘질의 경제’를 소개했다. 위기를 얼마든지 기회로 만들 수 있기에 지금이라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서 교수는“인구감소로 인해 생산가능인구 감소, 내수 시장의 축소 등이 가져올 위기는 노동 생산성과 교육의 질 향상을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며 “인구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 인구감소의 해결과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의 발언에 이어 진행된 자유토론에서는 경제·정치·도시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각자의 관점에서 인구감소가 어떻게 기회가 될 수 있을지를 소개했다.

경북도와 KAIST가 손잡고 개최하는 이색 포럼이 ‘역발상 미래포럼’이 참석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소 파격적인 주제를 앞세워 시민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뒤 심도 높은 토론과 내실 있는 대안까지 제시하며 지역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역발상 미래포럼은 인구감소를 비롯해 기후변화, 대학위기 등 경북도가 직면한 사회적 난제에 대한 해결 아이디어를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상식을 뒤집은 주제 선정과 폭넓은 전문가 참여로 발상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포럼은 오는 10월까지 매월 1회씩 총 6회에 걸쳐 진행된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6회 중 4회는 비대면 온라인 포럼으로 진행된다. 이달에는 교육 분야에서 ‘대학이 망하는 길’을 주제로 역발상 토론을 진행한다.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대학의 미래를 입체적으로 고민해 역으로 이를 해결할 혁신적인 방안과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탄소가 필요한 도시’를 주제로 탄소저감이 아닌 탄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시 전략을 역으로 구상해볼 계획이다. 탄소를 무조건 줄이고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8월에는 ‘단체관광객은 사양합니다’를 주제로 코로나19 이후 저밀도 관광 프로그램 개발 방안을 모색한다. 9월에는 ‘나 혼자 산다’라는 주제 아래 전통적인 가족구조의 붕괴에 대비해 1인 가구 등 가족의 선택 다양성을 포용하는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경북도와 KAIST는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과 결과를 기존 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신규 사업 발굴과 정부사업 공모 등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취임 초부터 ‘변해야 산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공직사회에 창의적인 발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왔다”며 “역발상 미래포럼이 도정 혁신을 위한 변화에 많은 영감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손성락 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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