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했다. 국가가 비트코인을 달러 같은 ‘진짜 돈’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9일(현지 시간)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 법'이 의회에서 압도적인 다수의 지지로 통과됐다”며 “역사적!”이라고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한다는 승인안을 의회에 보냈는데 의회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체 84표 중 찬성 62표로 통과시킨 것이다.
부켈레 대통령이 공개한 승인안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은 비트코인으로 표시 가능하며 세금 역시 비트코인으로 납부할 수 있다. 현재 엘살바도르는 달러를 법정화폐로 인정하는데 달러와 비트코인의 교환 비율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정해지도록 할 방침이다.
승인안은 별도의 입법 절차를 거쳐 법제화된다. 다만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정착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엘살바도르 인구 약 70%가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아 금융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다. 더구나 비트코인을 자금 세탁에 활용하려는 범죄 집단도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이에 법은 “국가는 국민들이 비트코인 거래에 잘 접근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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