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약 1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미 노동통계국은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5% 상승했다고 밝혔다. CPI가 5%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8월(5.4%)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상승률 평균 2%’를 목표로 두고 있다.
고용시장도 안정되는 모양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5월 30일~6월 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37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6주 연속 감소세이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저치다. 다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7만 명)보다는 다소 많았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전날 미국소매협회(NRF)의 잭 클라인헨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소매 판매가 지난해보다 10.5~13.5% 증가해 1984년 이후 37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월에 내놓은 전망치 6.5~8.2%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그는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풀린 자금과 가계의 높은 저축률 등이 경제 재개와 맞물려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자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NRF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4~5%에서 7%로 상향 조정했다. 경제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자 CNBC는 “연준이 이르면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서는 등 통화정책에 일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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