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왼손 투수 킬러 군단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1회에만 장타 3개를 허용했다. 1사 뒤 2루타, 2사 뒤 또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바깥쪽 직구가 그란달의 야무진 스윙에 걸려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순식간에 3점을 내준 류현진은 더그 아웃에서 태블릿 PC를 꺼냈다. 상대 타자들의 정보를 재차 머리에 넣으려는 시도였다. 평소보다 느린 직구와 밋밋한 체인지업 대신 컷 패스트볼(커터·33개)과 커브(15개)를 많이 던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류현진은 2회부터 5이닝 동안은 2루타 이상 장타를 1개도 내주지 않은 채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11일(한국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게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치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원정에서 선발 6이닝 5피안타 3실점 했다. 95개의 공을 던져 삼진 3개를 뺏었고 평균자책점은 3.23에서 3.34로 약간 나빠졌다. 2 대 3 상황에서 강판 됐는데 팀이 2 대 5로 지면서 류현진은 2연패를 당했다. 시즌 4패(5승)째다.
류현진은 그러나 직전 등판인 휴스턴전에서의 5⅔이닝 7실점(6자책) 악몽을 씻고 시즌 여섯 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왼손 투수 상대 팀 타율이 리그 3위(0.270)이고 장타율은 2위(0.459)인 화이트삭스 타선에 선방한 셈이다.
경기 후 류현진은 "체인지업이 아직은 내 밸런스가 아닌 것 같다"며 "중간에 투수 코치와 얘기하며 팔 스윙이 느려진 것을 알았고 4~5회부터 신경 쓰면서 조금씩 좋아졌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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