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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정치민심]윤석열·이준석 제친 '조국의 시간'…송영길이 매듭지었다

■[썸트렌드-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조국의 시간’ 출간 예고하자 조국 SNS상 언급량 이준석·윤석열 제쳐

송영길 2일 ‘조국 사과’ 기점으로 언급량 급감…‘조국의 시간’ 정리해

송영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오른쪽) 전 법무부 장관 / 서울경제 DB




“법률적 문제와는 별개로 자녀 입시 문제에 대해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수차례 공개적으로 사과했듯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문제입니다. 민주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 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점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지난 6월 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를 대국민 보고하는 자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조 전 장관이 회고록 출간 사실을 알린지 6일만이다. 조 전 장관의 출간 직후 여론의 질타가 거세지자 당 대표가 나서 고개를 숙였다. 회고록이 정식 출간된 지 하루 만에 나온 당 차원 공식 사과였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회고록 ‘조국의 시간: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 출간을 예고했다. 서점가에는 곧바로 ‘조국 열풍’이 불었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의 구매가 이어지면서 ‘조국의 시간’은 지난달 27일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한지 단 5일 동안의 실적 만으로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2021년 1~5월 집계) 5위에 올랐다. 지난달 31일 정식 판매 후 하루만에 10만부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지와 우려의 함께 터져나왔다. 여권의 대표적인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당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SNS를 통해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 “진실이 밝혀지길 기원한다”고 조 전 장관을 응원했다. 반면 당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4·7 재보궐 선거 패배 요인을 점검하는 시점에 패인으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내서 당혹스럽다. 야당 경선이 관심 모으는 동안 우리 당은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지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현상’을 통해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는데 비해 민주당은 ‘내로남불’ 구태정치에 여전히 갇혀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걱정이다. 민주당에 ‘조국의 시간’이 찾아왔다는 평가가 나왔던 배경이다.

윤석열·이준석도 넘어선 ‘조국의 시간’


/자료제공=썸트렌드


온라인상 언급량을 보면 조국의 시간은 실재하는 현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SNS상 텍스트를 추출해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서비스 ‘썸트렌드’에 따르면 회고록 출간 사실이 예고된 지난달 27일을 기점으로 조 전 장관의 SNS상 언급량은 당시 경선 흥행을 이어가던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1위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넘어섰다. 조 전 장관의 언급량이 정점을 찍은 지난 2일의 경우 조 전 장관의 언급량은 이 대표보다 3.7배, 윤 전 총장보다 2.2배 더 많았다.

송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일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이날 일주일간 진행한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간담회를 가지기로 예고했기에 어떤 식으로든 조 전 장관 문제에 대한 메세지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대표가 사과를 하면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의 반발을 살게 뻔했다. 그렇다고 문제를 회피하면 “결국 바뀐 게 없다”는 비판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었다.



송 대표는 법률적 문제와 정치적 문제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의 수사 기준은 윤 전 총장의 가족과 검찰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며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을 달래면서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기 문제와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반성의 주체를 민주당 전체로 확대해 문제를 돌파했다.

송영길이 매듭지은 ‘조국의 시간’


/자료제공=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BIGKINDS)


송 대표의 사과는 결과적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모양새다. 대국민 사과 당시 실시간 댓글창은 ‘송영길 사퇴’로 도배되긴 했지만 일단 ‘잘 정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7 재보궐 선거 직후 패배 요인으로 조 전 장관 문제를 거론했다 ‘초선5적’으로 몰렸던 전용기 의원은 지난 3일 “이제 민주당은 (송 대표의 사과로) 조국 문제를 매듭지었다”고 공언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8일 “(송 대표의 사과는) 결과적으로 잘 하신 것”이라며 “민주당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조 전 장관의 SNS상 언급량도 지난 2일 송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기점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SNS상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의 북 리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대중의 관심은 평상시 수준인 1,000건 내외로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 대표가 대국민 사과 하루만에 “민주당에서 조국 문제는 어제 부로 정리됐다”고 자신할만한 셈이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분석해봐도 비슷한 경향이 포착된다. 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BIG Kinds)’로 조 전 장관 보도와 관련된 키워드들을 살펴본 결과 출간 사실을 알린 5월 4주차(5월 24~30일)의 경우 ‘불공정’, ‘불공평’, ‘내로남불’, ‘검찰개혁’ 등 민주당의 구조적 문제와 함께 ‘인사청문회’, ‘공소장’, ‘참고인’ 등 조 전 장관 개인적인 문제들이 눈에 띈다. 반면 송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결단한 6월 1주차 워드클라우드에서는 ‘청년들’, ‘자녀 입시 관련 문제’, ‘송영길 대표’, ‘민심 경청’ 등 송 대표의 사과문에서 추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단어들이 대거 유입됐다. 결과만 보면 송 대표의 사과가 조 전 장관과 관련된 논란들을 공론장에서 정리해냈다고 볼 수 있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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