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문재인 케어’를 설계하며 현 의료 정책에 공헌해온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직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 중인 건보 고객센터 노조와 한 공간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김 이사장은 고객센터 노조와 공단 정규직 노조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14일 단식 철회의 조건으로 ‘고객센터 노조의 파업 철회’와 ‘공단 노조의 사무논의협의회 참여’ 등을 내걸었다. 현재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로 비화할 정도로 무리한 ‘직고용 요구’를 하고 있는 고객센터 노조를 공단 정규직 노조와 함께하는 협상 테이블에 앉혀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지난 2월 고객센터가 공단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기 전후로 사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 대표단 면담, 한국고용노동연구원 방문, 노동 활동가들과의 간담회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현재 민간 위탁인 고객센터의 업무 수행 방식 변경에 커다란 거부감을 갖고 있는 내부 직원과 소통하기 위해 3월 초부터는 전국 지역본부를 순회하고 설명 및 토론회 등을 진행해왔다.
공단은 정부 방침에 따라 5월 21일 외부 전문가가 중심이 된 ‘민간 위탁 사무논의협의회’를 재개했다. 협의회는 오는 18일에도 예정돼 있으며 고객센터 업무 수행 방식에 대해 여러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고객센터가 10일부터 ‘직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며 “2000년 출범 이후 공단이 사회 보장 기관으로 쌓아온 신뢰가 회복 불능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결책은 공단 정규직 노조가 노조 협의회에 참여하고, 당사자인 고객센터 노조도 파업을 철회하고 협의회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라는 강조했다.
공공 기관 수장이 단식을 벌이며 사내 노노(勞勞) 갈등 진압에 나선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사내 양대 노조 간 내홍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고객센터 노조는 1,600여 명의 상담사를 건보공단이 직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공단 정규직 노조는 이 같은 주장을 역차별로 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에 대해 “문제의 유일한 해결 방안은 속히 공단 직원들의 대표성을 갖는 건보 노조의 협의회 직접 참여와 동시에 이해 당사자인 고객센터 노조의 참여 보장으로 파업을 철회하고 협의회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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