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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2.0] “건축물에는 함께 사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해요”

남산도서관이 마련한

정현정 소장의 ‘도시 건축의 흐름과 공간 산책’

서울 대원고 학생들 대상으로

파리 건축물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 가져

정현정 도시환경교육디자인연구소장이 지난 12일 서울 대원고에서 열린 강의에서 파리의 주요 건축물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 자락에 위치한 대원고등학교. 정규수업이 없는 토요일 이른 아침인데도 50여명의 학생들이 영어과교실에 모였다. 남산도서관이 지역 청소년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특별 강연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날 강연을 맡은 정현정 도시환경교육디자인연구소장(세명대 건축공학과 겸임교수)은 ‘도시 건축의 흐름과 공간 산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건축에 담긴 의미와 시대적 배경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정 소장이 파리의 랜드마크 건축물을 포함해 센 강을 따라 이어지는 장소들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자 학생들은 “마치 파리를 여행하는 기분”이라며 수업에 푹 빠져들었다.

정 소장은 “건축물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소통이 있어야 한다”며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와 케 브랑리 박물관(Musee du Quai Branly)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퐁피두 센터는 미술관, 도서관이 있는 복합문화센터로 1977년에 개관됐다. 당시 공모전에서 일등으로 당선된 영국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gers)와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건물의 디자인을 맡았다. 완공 전까지 퐁피두 센터는 에펠탑만큼이나 파리 시민들의 구설수에 올랐다. 수도관, 냉·난방 시설, 전기, 안전 및 이동 시설 등 형형색색의 구조물이 외부로 드러나 있는 디자인 때문이었다. 배관과 이동시설을 건물 외부로 뺀 과감한 시도는 디자인 적인 요소 외에도 방문객으로 붐비는 내부의 공간과 동선을 분리해 편리하게 이용하게 하려는 건축가의 배려였다. 실험적인 디자인과 이용의 편리함을 두루 갖춘 퐁피두 센터는 개관 후 지금까지 파리 시민과 관광객에게 사랑 받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케 브랑리 박물관(Musee du Quai Branly)은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예술품을 전시한 국립 박물관이다.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이 디자인 해 2006년에 개관됐다. 파리 중심에 위치 한 이 건물의 주변은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다. 박물관 건물이 거주민들의 동선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건축가는 기둥으로 건물의 입구 층을 들어 올리는 필로티 구조의 디자인으로 건물을 지었다. 그는 기둥으로 들어 올려진 건물 하부에 생태정원을 조성했다. 덕분에 거주민들은 건물을 돌아가지 않고 건물 하부의 정원을 가로질러 집을 오갈 수 있게 됐다.



파리의 주요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마친 정 소장은 “건축물을 둘러싼 배경을 이해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며 “건축 뿐 아니라 다방면의 지식과 경험을 쌓아 생각의 범위를 확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산도서관이 마련한 ‘도시 건축의 흐름과 공간 산책’ 강좌는 ‘고인돌2.0(고전·인문아카데미2.0: 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됐다. 6월 5일에 이어 두 번째 강의다. ‘고인돌2.0’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이 2013년부터 함께한 인문학 교육 사업이다. 성인 중심의 인문학 강좌로 시작한 ‘고인돌’은 지난해부터 명칭을 ‘고인돌2.0’으로 바꾸고 서울 전역의 중·고등학교와 연계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역사와 건축, 경제, 과학,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56개 강좌로 구성된 올해 제9기 ‘고인돌2.0’은 특히 교과목과의 연계성을 높여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원격 강의 등 비대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강의에 참여한 대원고 2학년 김민수 군은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파리의 주요 건축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알게 돼 재밌었다”고 말했다.

권경준 대원고 국어 교사는 “학생들의 건축에 대한 궁금증을 충족시켜준 시간이었다”며 “특히 건축에 진로를 둔 학생들에게 진로탐색의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고인돌 2.0은 올 11월까지 8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청소년들의 인문학의 사고를 높이기 위한 강연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이효정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원 hj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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