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컬슨(51·미국)에게 US오픈은 ‘아픔’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메이저 6승을 포함해 통산 45승을 거뒀지만 US오픈에서는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6차례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US오픈을 정복하지 못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지 못했다. 2018년 대회 때는 그린에서 공이 멈추지 않고 굴러가자 반대편으로 달려가 홀 쪽으로 치는 ‘대형 사고’를 치기도 했다. US오픈에 대한 애증이 돌발행동으로 표출된 것이다.
올해는 미컬슨이 오랜 꿈을 이룰까. 지난달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운 미컬슨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고 US오픈 정상에 도전한다. 올해 121회째를 맞는 US오픈은 오는 17일 밤(한국 시간) 개막해 나흘간 열전에 돌입한다. 장소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사우스 코스(파71)다.
미컬슨은 15일 연습 라운드 후 미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곳은 나의 뒷마당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미컬슨은 샌디에이고에서 나고 자랐다. 그는 “US오픈에서 우승하지 못했던 나에게는 특별한 기회다. 잘 준비하고 싶다”며 “모든 소음을 차단했다. 전화기도 껐다. 집중해야 할 곳에 있는 모든 소음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미컬슨은 지난달 말 찰스 슈와브 챌린지 이후 2주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US오픈 준비에 매달려 왔다. 전화기만 끈 게 아니라 평소 자주 이용하던 트위터도 자제하고 있다. 스폰서 광고를 제외하면 가장 최근의 트윗은 일주일 전이다.
코스와의 궁합은 ‘반반’이다. 미컬슨은 토리파인스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세 차례(1993·2000·2001년) 정상에 올랐지만 마지막 우승이 20년 전 일이다. 그사이 코스도 바뀌었다. 코스가 재정비된 후에는 톱10에 다섯 차례 들었지만 컷 탈락도 다섯 차례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다.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2016년 이후 5년 만에 패권 탈환을 노린다. 2017년과 2018년 2연패를 달성한 브룩스 켑카(미국)를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콜린 모리카와(미국),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이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3), 김시우(26), 이경훈(30), 강성훈(34)이 출전한다. 교포 선수 중에서는 케빈 나, 김찬, 저스틴 서, 존 허(이상 미국)가 나선다.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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