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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듣지 못하는 추격전 '미드나이트', 진기주X위하준이 전하는 공포

21일 오후 영화 '미드나이트'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위하준, 길해연, 감동 권오승, 배우 진기주, 김혜윤, 박훈 /사진=CJ ENM 제공




소리조차 듣지 못한 채 위험천만하게 쫓기는 여자의 간절한 마지막 한 마디가 마음을 울린다. 청각 장애인으로 평생을 살다 연쇄 살인마를 만나게 된 그녀는 다른 이들에게 닿지 않는 자신의 언어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목소리를 낸다.

16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미드나이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배우 진기주, 위하준, 박훈, 길해연, 김혜윤과 권오승 감독이 참석에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미드나이트’는 소리를 들을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는 살인사건의 목격자 경미(진기주)와, 오직 살인이 목적인 두 얼굴의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멈출 수 없는 추격전을 그린 음소거 추격 스릴러. 경미는 자신을 쫓는 살인마의 발소리조차 들을 수 없고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번뜩이는 기지와 순발력으로 위기의 순간을 헤쳐나간다. 이어 또 다른 피해자 소정(김혜윤)을 구하려는 종탁(박훈)을 만나게 되고, 경미는 사랑하는 엄마(길해연)를 지키기 위해 강단 있는 모습으로 연쇄 살인마에 맞선다.

다른 스릴러 장르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쫓기는 주인공이 가진 청각 장애다. 권오승 감독은 “가장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은 경미였다. 청각 장애인인 경미를 중심으로 모든 사건이 벌어지기 때문에 캐릭터와의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을 때 약자가 된다고 생각한다. 카페에서 청각장애인 두 분이 얘기하면서 주문한 음료가 나와도 듣지 못하고, 직원이 다가오자 놀라는 모습을 보며 ‘들어주지 않는 상황’을 역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청각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권 감독은 청각 장애를 가진 주인공을 한정적인 공간에 표현하는 데에도 중점을 뒀다. “청각 장애인을 다루는 영화다 보니까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막 같은 곳에 부딪히는 기분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경미가 비상벨을 누를 때 경미가 사는 동네는 어둡고 컴컴한 데 비해, 주변 테두리는 아파트가 있고 밝다. 이 장면을 통해 청각 장애인의 들리지 않는 상황, 고립된 상황을 인식시키려고 했다”고 전했다.

스릴러 영화의 단골 소재인 연쇄 살인마에 대해서도 차별점을 두고자 노력했다. 권 감독은 “살인마라고 하면 정형화된 인식이 있는데 그런 거 말고 힘을 빼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뭔가 특별하고 서사 있는 살인범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보이게 노력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과, 평범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더 공포감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영화 '미드나이트'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위하준, 길해연, 감동 권오승, 배우 진기주, 김혜윤, 박훈 /사진=CJ ENM 제공




청각 장애인을 연기한 진기주와 길해연의 수어 연기는 러닝 타임 내내 이목을 사로잡는다. 진기주는 “마치 영어 학원에 가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기분이었다”며 “잠시 음성을 잠그고, 손이나 표정으로만 표현하면서 수어 또한 그냥 다른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수어 연기의 소감을 드러냈다. 길해연 역시 “다른 종류의 언어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쓰는 언어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똑같다고 느꼈다”며 “수어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는 시간이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추격 스릴러라는 장르를 표방하는 만큼, 배우들의 뜀박질과 영화의 호흡이 함께 이어졌다. 진기주는 “제가 이렇게 빨리, 잘 달릴 수 있는지 영화를 촬영하면서 처음 알았다”며 “뒤에서 잡아먹을 듯 따라오시니까 죽기 살기로 달리게 됐다. 현장에서의 공기 자체가 영화랑 잘 맞아서 저에게 볼 수 없었던 속도가 나온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위하준은 “달리기를 잘하는 편이어서 초반에는 카메라 팀도 잘 못 따라왔다”며 “쉬엄쉬엄 달리기보다는 최대한 열심히 뛰면서 극도의 공포감을 주고 싶었다. 초반에는 진기주 배우가 잡힐 것 같았는데 하면 할수록 달리기가 빨라져서 나중에는 정말 못 잡겠더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들과 함께 달리는 박훈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추격이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그 감성이 안 나온다”며 “그런데도 두 배우 모두 통증을 감수하며 항상 뛰었고, 제가 그 길을 따라서 뛰며 숨도 차고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청각 장애인의 입장에서 소리를 표현한 사운드 디자인도 돋보인다. 기존에 있던 소리 측정기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소리가 나는 곳에 따라 불빛이 켜지는 소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권 감독은 “경미가 청각 장애인 역할이기 때문에 경미의 동선, 생활 환경이 연쇄 살인마인 도식과 만났을 때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추격 역시 단순히 추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운드와 어울려야 하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과 감독들 모두 영화에서 가장 애정하던 장면을 언급하며 관람을 독려했다. 진기주는 “개인적인 바람으로 영화를 볼 때 경미의 말을 들어달라”며 “경미가 조금씩이나 목소리를 냈던 과정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대사가 있다. 그 대사가 나오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고 호기심을 높였다. 위하준은 “진기주 배우가 말한 그 장면에서 마음이 울컥하고, 죄송하기도 한 생각이 들었다”며 “‘미드나이트’를 통해 좀 더 성장한 것 같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훈은 “경미의 대사에서 묘한 느낌이 날 것”이라며 “일반적일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경미가 언급하면서 주는 이상한 감동 같은 것이 있다. 나에게 되물어볼 수도 있는 장면이니 많이 사랑해달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길해연은 “사회에서 우리가 못 듣는 것, 놓치고 있는 것, 엉뚱한 곳에서 오해가 생긴 것이 집약된 장면이 나온다”며 “단순 스릴러가 아닌 추격전 속에서 말하는 자와 듣지 않으려는 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혜윤은 “촬영한 한 장면 모두 다 소중했다. 촬영하면서도 행복한 기억이 가득하다”며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진기주와 위하준의 도심 한복판 쫓고 쫓기는 짜릿한 스릴러를 담은 ‘미드나이트’는 오는 30일 티빙과 극장 동시 공개된다.

/최수진 ssu012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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