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봉이 현판 쓴 '무주 한풍루' 보물로 지정

무주군민의 애환이 담겨 있는 문화재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도 보물 지정

무주 한풍루./사진제공=문화재청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인 무주 한풍루(茂朱 寒風樓)가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무주 한풍루'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무주 한풍루는 정면 3칸, 옆면 2칸의 중층 누각 팔작지붕 건물로 이익공 양식 등의 특성을 보이고 있어 조선 후기 관아누정 격식에 충실하게 건축됐다는 평가다.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15세기 조선전기 문신 성임과 유순 등이 한풍루를 보고 쓴 시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여러 기록을 통해 조선 초기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풍루 현판은 한석봉이 썼다고 전해지며, 수많은 묵객이 글과 그림으로 풍류를 즐겼다. 선조 때 문신 백호(白湖) 임제는 한풍루를 남원 광한루(廣寒樓), 전주 한벽당(寒碧堂)과 함께 호남 삼한(三寒)으로 꼽기도 했다.



최근 한풍루 목재 연륜 연대 분석에서 16~17세기 중수 당시 기둥과 창방 등 주요 목부재가 확인되기도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한풍루에는 임진왜란 전후의 중수와 복설, 일제강점기 훼철될 위기에 있던 건물을 원래의 모습과 자리로 되찾으려 한 무주군민의 애환이 담겨 있다”며 “우리나라 몇 안 되는 중층 관영 누각으로 17세기 시기적 특성이 잘 나타나 있는 점 등 역사, 건축,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사진제공=문화재청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이 함께 보물로 지정됐다.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은 조선 전기 왕실에서 건립한 진신사리탑이다. 규모가 장대할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도 양호하며, 사리탑의 형식과 불교미술의 도상, 장식문양 등 왕실불교미술의 여러 요소를 알 수 있는 귀중한 탑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전체적인 양식과 조영기법, 세부 문양들이 조선 전기의 왕릉을 비롯한 왕실 관련 석조물과 비슷하며, 사리탑의 규모, 치석 상태, 결구 수법 등을 고려할 때 당대 최고의 석공이 설계·시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성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