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참석하고 바이든 불참하나...글로벌 정상 올림픽 행보는

질 바이든 여사 참석 방안 급부상

마크롱 대통령은 참석 의사 밝혀

도쿄 다음 파리서 2024년 개최

질 바이든 여사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다가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미국 정부 대표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여사가 참석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2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 정부가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고위급 파견 문제를 놓고 막바지 검토 중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백악관에서 열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회담이나 지난 11~13일 영국 콘월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지지 입장을 표명했지만 참석 여부를 놓고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진 않았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이후로는 미 대통령이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전례가 없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인인 미셸 여사가 참석했으며 2014년 소치 동계대회 때는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이 갔다. 또 오바마 정권 시절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2018년 평창 동계대회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각각 참석했다. 일본에서 열린 1998년 나가노(長野) 동계 대회 때도 앨 고어 부통령이 자리를 빛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번 올림픽에 바이든 대통령 참석이 무산될 경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방일을 기대해왔다. 요미우리는 “부친이 자메이카 출신이고 모친이 인도계여서 첫 아시아계 부통령인 해리스의 방일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성사된다면 아시아 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성격을 띤다는 얘기가 미일 외교가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권 현안인 불법 이민 문제를 관장하는 해리스 부통령은 이달 첫 외유로 멕시코 등 중미 국가를 순방한 데다가 이민 문제를 놓고 공화당 측 공세가 강해지는 상황이어서 아시아 외유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유력 후보로 떠오른 사람이 질 여사다. 요미우리는 질 여사가 이달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외교 무대에 데뷔해 의욕적으로 활동했으며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미셸 여사가 개회식에 참석했던 점을 들어 질 여사의 도쿄올림픽 개회식 참석 가능성을 거론했다. 요미우리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도쿄올림픽 때 누구를 참석시킬지는 최종적으로 여론 동향도 고려해 판단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팔꿈치 인사 나누는 스가 일본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AFP 연합뉴스

주요국 정상 중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2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스가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갖고 도쿄올림픽에 대해 “개회식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스가 총리는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사실 마크롱 대통령의 참석은 당연한 수순에 가깝다. 프랑스에선 3년 뒤인 2024년 파리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스가 총리는 "도쿄, 파리 양 대회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기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