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성매매 사건을 다룬 기사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의 딸 조민씨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를 사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상습범의 면피성 사과”라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23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해 “담당기자는 일러스트 목록에서 여성 1명, 남성 3명이 등장하는 이미지만 보고 기고문 내용은 모른 채 이를 싣는 실수를 했고 이에 대한 관리 감독도 소홀했다”며 “조국씨 부녀와 독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과문에 따르면 조선닷컴은 지난 21일 오전 5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성매매 사건을 다룬 기사에 문제의 일러스트를 사용했다. 이후 해당 일러스트가 조 전 장관 부녀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2시간 30분 후 다른 일러스트로 교체했다. 해당 일러스트는 서민 교수의 관련 기고문(조선일보 2월 27일자)에 썼던 것이라는 게 조선일보 측 설명이다.
앞서 조 전 장관은 해당 일러스트가 사용된 기사를 페이스북에 게재하고 “제 딸 사진을 그림으로 바꿔 성매매 기사에 올린 조선일보”라며 “이 그림 올린 자는 인간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림 뒤쪽에 있는 백팩을 든 뒷모습의 남자는 나의 뒷모습으로 보이는데 이는 왜 실었는가”라고 지적했다.
일러스트 교체 후 조 전 장관은 “교체되기 전 문제 그림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달라"며 “기자, 취재부서 팀장, 그림 디자이너, 편집 책임 기자 중 누구인가. 이 중 한 명인지 또는 복수 공모인지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또 ”조선일보가 국내판에는 그림을 바꾸었지만 LA판에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조선일보 사과 이후 조 전 장관은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 딸 관련 악의적 보도에 대한 조선일보의 두 번째 사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이날 올라온 사과문과 지난해 8월 조민씨와 연세대 의료원에 대한 조선일보의 사과문을 함께 올렸다. 당시 조선일보는 ‘조민씨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에 일방적으로 찾아가 인턴 요청을 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해당 글에서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국회는 강화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서둘러달라”고 요청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