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대란이 항공 화물로 번지면서 항공 화물운임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25일 항공 화물 운송지수인 TAC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의 평균 화물운임은 1㎏당 8.70달러로 9달러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월(5.48달러)과 비교하면 60%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월(3.14달러)과 비교하면 거의 세 배로 올랐다.
항공 화물운임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해외에 수출할 컨테이너선을 구하지 못한 수출 기업이 화물기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 수요가 줄어들자 리스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던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반납하면서 벨리카고(하단 화물칸)를 활용할 수 있는 여객기의 공급까지 줄었다. 이처럼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운임의 상승을 이끌었다. 코로나19에 경직됐던 국제 무역 수요도 점차 되살아나면서 상승세를 부채질했다.
항공사들은 여객 수요 감소를 화물 운송으로 대체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부터 화물 운송 비중을 확대해 직접적으로 수혜를 누리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전년 대비 108%, 아시아나항공은 83% 증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보유한 화물기를 100% 운항하고 있고 여객기 보잉 777-300 10대의 좌석을 모두 제거해 캐빈과 화물칸에 화물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여객기 2대는 좌석 위에 화물을 싣는 ‘카고 시트백’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여객기 조종사도 화물기 전환 교육을 받으면서 화물 전용 여객기 운항 횟수는 월 700~800회에 달한다.
업계는 하반기에 해운 대란이 진정세를 보여야 항공 화물운임도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해운 대란이 해소되는 것에 더해 항공 화물 전용 항공사의 대량 공급뿐 아니라 여객 수요 개선으로 인한 공급 확대 등이 따라와야 안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며 “항공사들은 줄어든 화물 관련 수익은 여객 수요로 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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