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치매의 유발 인자로 알려진 ‘타우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류훈 박사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질환표적연구센터 유권 박사 연구팀은 27일 타우단백질을 자가 포식 방법으로 분해하는 원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타우단백질은 뇌 신경세포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응집하면서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인지 기능과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들은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좀을 이용해 타우단백질 제거를 유도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치매 초파리와 치매 생쥐 모델 실험에서 메신저RNA(mRNA) 유전자를 조작해 ‘UBE4B’라는 단백질과 ‘STUB1’이라는 단백질의 발현을 증가시키면 타우단백질 분해가 촉진되면서 타우단백질의 비정상적 응집이 감소하고 치매 동물 행동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기존에 알려진 프로테아좀보다는 리소좀이나 오토파고좀 같은 자가 포식 작용에 의해 주로 분해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가 포식은 세포가 스스로 불필요한 세포 구성 성분과 세포소기관·단백질 등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재생산하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타우단백질의 자가 포식 분해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등을 확인해 특허 출원 중이다.
유권 박사는 “초파리 치매 모델에서 발견한 새로운 타우단백질 분해 기전이 마우스 치매 모델에서도 확인된 연구”라며 “새로운 치매 대응 전략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훈 박사는 “타우단백질 분자가 자가 포식 작용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을 규명, 치매 병리 현상 예방과 개선의 새로운 길을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타우단백질 분해 조절 인자 활성에 관여하는 물질 탐색과 타우단백질 분해가 치매 환자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 규명 등을 후속 연구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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