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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32세 리나 칸과 25세 박성민


곽윤아 국제부 기자

최근 한 여권 인사가 “(미국에서)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기관의) 장관급 위원장에 32세가 임명됐다”고 말했다. 미국도 상황이 이런데 우리나라에서 ‘25세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이 왜 논란이 되느냐는 의미였다.

해당 인사가 언급한 사람은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다. 상원이 그를 위원으로 인준했고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FTC는 기업의 독과점과 불공정거래를 규제한다. 아마존과 구글 등 굴지의 기업이 두려워하는 기관이다. 이런 곳을 이끌게 된 칸은 32세다. 역대 최연소 FTC 위원장이다.

칸 위원장과 박 비서관의 공통점은 ①주요 공직에 ②역대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③시험이 아닌 대통령의 선택으로 올랐다는 점이다. 차이점은 그들이 불러온 사회적 파장이다. 칸은 민주당 50명, 공화당 50명으로 양분된 상원에서 69명의 찬성을 얻어 FTC 위원이 됐다. 외신은 칸이 초당적 지지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박 비서관의 임명은 초당적 지지는커녕 그가 대변해야 할 청년들 사이에서도 눈총을 받고 있다.

두 사람에 대한 수식어에도 차이가 있다. 칸 위원장을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표현은 ‘아마존 저격수’다. 칸 위원장이 로스쿨 졸업 당시 쓴 논문에서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을 규제하기 힘든 반독점법의 한계를 조목조목 비판했기 때문이다. 그는 논문을 통해 전 세계 반독점 논의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받는다. 나이가 아닌 그의 경력이, 또 그의 임명이 불러올 사회적 반향이 주목되는 이유다.



반면 박 비서관에게는 ‘나이’와 ‘공정’이라는 표현이 따라다닌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어린 사람은 정치하면 안 된다는 꼰대같은 생각’ ‘시험만이 공정을 담보한다는 잘못된 생각’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역시나 핵심을 비껴갔다. 미국은 되고 우리나라는 왜 안 되느냐고 주장하고 싶다면 박 비서관이 어떻게 청년을 대변했고, 어떤 반향을 일으켰고, 그가 주도한 ‘청년 어젠다’는 무엇이 있었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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