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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서 발굴된 한글 금속활자…"구텐베르크보다 10여년 앞서"

한자 1,000점·한글 600점 출토

"학술적 규명땐 세계 첫 금속활자"

29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공개된 조선 전기 금속활자를 문화재청 관계자가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복판에서 훈민정음 창제 당시 표기가 반영된 가장 이른 시기의 한글 금속활자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지금까지 발굴된 금속활자 중 가장 오래된 을해자(1455년)보다 20년이나 앞선 것으로, 학술적으로 규명될 경우 독일 구텐베르크 인쇄술보다 앞선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인정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재청은 29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서울 공평구역 제15·16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내 유적’에서 발굴된 조선 전기 금속활자 1,600여 점을 공개했다. 유물들은 수도문물연구원이 발굴 조사 중인 서울 종로구 인사동 79번지의 지표면으로부터 3m 아래에서 항아리에 보관된 상태로 출토됐다.

이번 발굴은 조선 전기의 다양한 활자가 한꺼번에 출토된 최초의 사례다. 발굴된 활자는 한자 1,000여 점과 한글 600여 점으로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표기가 반영된 한글 금속활자본이다. 문화재청은 이를 1434년 제작된 세종 ‘갑인자(甲寅字)’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의 조선 시대 금속활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세조 ‘을해자(1455년)’로 갑인자는 이보다 21년이나 앞서 제작된 것이다.

29일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열린 서울 공평동 유적 출토 중요 유물 언론 공개회에서 조선 전기 금속활자 등이 공개됐다. /연합뉴스




그동안 인쇄물로만 전해져온 갑인자의 실물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인쇄본을 통해 갑인자인지 여부를 추가 확인 중이다. 백두현 경북대 국어국문과 교수는 “조선 시대에 40여 종의 활자가 만들어졌는데 갑인자는 그중 기술적으로 가장 완벽한 형태의 활자로 평가된다”며 “갑인자라는 사실이 학문적으로 확인된다면 세계 활자학사를 다시 쓸 만큼 이번 발굴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29일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공개된 공평동 유적 출토 유물 가운데 금속활자가 담겨 있던 항아리가 전시됐다. /연합뉴스


활자가 담겨 있던 항아리 옆에서는 주·야간 천문시계인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와 소형 화기인 총통 8점, 동종 1점 등도 발굴됐다. 금속활자를 제외한 유물들은 모두 파편 형태로 발견됐다. 출토된 유물들은 현재 1차 정리만 마친 상태로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해 보관 중이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모든 유물은 1588년 이후 같이 묻힌 후 다시 활용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보존 처리와 분석을 거쳐 분야별 연구가 진행된다면 조선 전기, 더 나아가 세종 연간의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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