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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치매] 원인 질환만 90가지… 예방이 최선의 치료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임재성 교수

젊을때부터 성인병 미리 챙기고

매일 30분 걷기 등 꾸준히 운동을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제공=서울아산변원




약속 날짜를 깜빡하거나 아는 사람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은 그런 사소한 기억 소실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단순한 건망증 등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증상이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면 치매에 대한 검진이 필요하다. 치매는 노인성 질환으로 고령층에서 발병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40대나 50대에도 발병하는 초로기 치매가 있고, 알츠하이머병 외에도 루이소체치매, 전두측두치매, 혈관 치매 등 원인이 다양하다.

뇌 기능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질환이 전부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대개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 약 50~60% 이상을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는 뇌의 혈액 순환 장애에 의한 혈관 치매가 20~30%를 차지한다. 나머지 10~20%는 기타 원인에 의한 치매라고 볼 수 있다. 퇴행성 뇌 질환이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의 신경 세포들이 소멸돼 점차 뇌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뇌의 수많은 신경 세포가 서서히 쇠퇴해 없어지고 결국 뇌 조직이 줄어들게 된다. 이런 퇴행성 뇌 질환은 아직까지 대증적인 치료 외에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으며 알츠하이머병이 대표적이다.

알츠하이머병에서는 환자의 뇌에서 특징적인 신경반(아밀로이드반)이라고 하는 병변이 현미경 상에서 보이게 된다. 이 신경반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라고 하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뇌에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으로는 비정상 타우 단백질이 응집된 신경섬유매듭이 뇌신경세포 안에서 생겨 결국 뇌세포를 파괴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치매의 원인으로는 뇌 혈액 순환의 장애로 생기는 혈관 치매가 있다. 원래 뇌세포는 우리 몸의 세포 중에서도 가장 활발히 혈액 순환이 이뤄져 충분한 영양분과 산소가 공급돼야 하는데, 고혈압 또는 당뇨병 등에 의해 뇌혈관이 막히게 돼 뇌혈류가 차단되면 뇌경색이 생긴다. 이런 뇌경색이 인지기능에 중요한 위치에 발생하거나, 여러 차례 반복되면 혈관 치매를 일으키게 된다.

혈관성 치매 환자의 뇌 사진. 주요 부위의 뇌경색(큰 화살표) 및 광범위한 백질변성(작은 화살표)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치매는 기억력의 감퇴뿐만 아니라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의 지속적 감퇴가 초래되고, 성격과 행동 등에도 변화를 준다. 따라서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과거에는 지적 기능이 정상 범위에 속해 있던 사람이 서서히 기능 감퇴를 보여서 진행하는 경우라야 치매의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인지 기능이라는 것은 뇌에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기능을 의미한다. 인지 기능 장애에는 기억 장애, 주의력 장애, 언어 장애, 시공간 파악 기능 장애, 성격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전두엽 수행능력 장애 등이 있다.

정신 증상에는 불안, 우울증, 심한 감정의 기복, 짜증 증상들이 흔히 동반되는 기분 장애,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든가 누가 본인에게 해코지를 한다는 등의 망상, 실제 없는 사람이나 동물이 보인다는 환시의 형태로 나타나는 환각증상, 환자가 공격적으로 된다거나 반복적인 과잉 행동을 보이는 행동 이상 등이 있다.

치매는 하나의 증상이고 이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밝혀내는 것이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하다.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는 이제까지 알려진 것만도 90여 가지이다. 이 중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치매는 대략 10~20%정도이고 갑상선기능저하증, 신경매독, 비타민 결핍증, 양성 뇌종양, 만성 경막하출혈 등에 의한 치매가 그 예가 된다. 이런 경우는 적절한 내과적 혹은 외과적 치료를 해 주는 것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80~90%는 치료가 어렵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는 최근 단클론항체를 이용해 베타아밀로이드라는 이상단백질을 뇌에서 제거하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있어 실제 임상현장에서 널리 적용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혈관 치매는 상대적으로 조기 발견과 예방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치매는 성인병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성인병은 젊어서부터 미리미리 챙겨야 발생을 막을 수 있듯이 치매도 일찍부터 성인병을 적극적으로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중년기부터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적절히 관리하며, 흡연, 음주를 피하고 매일 30분씩 걷는 등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중년 및 노후에 두뇌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뇌신경세포간의 연결이 계속 이뤄져 뇌 회로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머리를 많이 쓰고 적극적으로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종합해보면 중년기부터 기저질환을 잘 관리해나가고, 식이와 운동에 신경 쓰면서, 꾸준한 두뇌·사회활동을 이어나간다면 노년기의 인지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중요한 것이 조기발견이다. 내시경·초음파 등 건강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처럼 인지기능검사를 포함한 뇌 검진을 통해 치매 위험성을 조기에 파악하고 예방 및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최선의 치매 예방 전략이다.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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