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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내세우며 재등장한 시트콤… 넷플릭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대학교 국제기숙사 배경 다양한 국적 배우들 등장

과장된 연기·상황 승부하는 과거 시트콤 특징 그대로





2000년대 후반 이후 시트콤은 일종의 ‘과거의 유물’ 같은 존재였다. ‘논스톱’, ‘하이킥’ 등이 대학 기숙사나 하숙집, 한두 가족 등 제한된 배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며 인기를 끌었지만 2010년대 들어 급속하게 인기가 식어버렸다. 지상파·케이블·종편 등 방송사에서 근 1~2년 사이 편성이 전무한 시트콤이 최근 모습을 보인 곳은 글로벌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다. 바로 넷플릭스가 지난 18일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이하 지구망)이다.

‘지구망’은 어느 가상의 한국 대학교 국제기숙사를 배경으로 글로벌 대학생들의 일상을 담아낸 청춘시트콤이다. 2000년대 대표 시트콤으로 꼽히는 ‘논스톱’을 연출한 권익준 PD와 ‘거침없이 하이킥’의 연출을 담당했던 김정식 PD가 뭉친 작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공개된 지 1주일 넘게 흐른 현재도 넷플릭스 인기순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작품의 배경이 되는 국제기숙사 그 자체에 있다. 미국, 태국, 트리니다드 토바고, 스웨덴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배우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제작진은 ‘지구망’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다양성이라고 강조한다. 권 PD는 “우리나라에서 일반화되지 않은 다양성이란 이슈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기획단계에서부터 고민이 많았다”며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 굉장히 많이 나가는 반면 폐쇄적, 보수적인 면이 있어 글로벌 이슈에 둔감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등장하는 캐릭터 각각의 특징도 강하게 잡혀 있는 편이다.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버는 기숙사 조교 세완(박세완 분), 통학 시간을 줄이려고 친구의 기숙사 방에 빌붙는 나이지리아계 한국인 현민(한현민 분), 태국에서 온 놀기 좋아하는 여대생 민니(민니 분),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스러운 미국 학생 카슨(카슨 엘렌 분) 등 과거 시트콤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었던 스타일의 인물들이 특유의 분위기를 살려낸다.





배우들은 대부분 외국인일 뿐 아니라 전문 배우도 아니다 보니 높은 연기력을 애초에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과장된 상황과 연기가 강조되는 시트콤의 연출적 특성을 고려하면 조금 익숙해진 후엔 어설퍼 보일 수 있는 연기가 재미를 주기도 한다. 김 PD는 “한국어 연기가 가능한, 한국에 사는 20대 초반 외국인 배우를 찾는 게 힘들었다”며 “캐스팅한 후 인물의 색깔에 맞춰 대본을 수정했고, 다들 잘 해줬다”고 돌아봤다. 주연 중 유일한 전문배우인 박세완은 비호감으로 비칠 캐릭터를 잘 녹이며 예전 청춘시트콤에서 중요한 존재였던 중심을 잡아주는 연기력 좋은 배우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 다만 ‘논스톱’, ‘하이킥’ 등 과거 시트콤 이상의 캐릭터를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애초 시트콤이란 장르가 추구하는 편당 30분 안팎을 책임질 킬링타임 용도에 충실하다. 권 PD는 “시트콤처럼 가볍게 스낵처럼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도 필요하다. 20대 청춘들이 이 순간만이라도 현실을 잊고 볼 만한 콘텐츠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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