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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 대선 레이스 관전법

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여, 이재명 1强속 단일화 변수로

야권 '윤석열 대세론' 존재하지만

장모 등 가족·측근 수사가 관건

정치에 '대세'는 없어…이제 시작

김형준 명지대 교수




여야 유력 대권 주자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지면서 마침내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포함해 이낙연·정세균·추미애 등 9명이 대선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민주당 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이재명 대세론’의 지속 여부다. 선거는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없는 불확실성의 게임이기 때문에 대세론은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며 김대중 정부 시절 집권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의 2002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렸다. 당시 민주당은 한국 정당 사상 최초로 전국 16개 시도를 순회하는 ‘국민참여경선제’를 실시했다. 경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이인제 민주당 후보와 야당인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양자 구도가 대세였다.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은 2% 정도에 불과했다.



경선이 시작되면서 노무현 후보는 ‘영남 후보론’과 이인제 후보를 겨냥한 ‘정체성 시비’ 등을 제기하며 맹추격을 시작했다. 마침내 노무현 후보는 광주 경선(3월 16일)에서 37.9%의 득표로 호남 출신 한화갑(17.9%)과 대세론을 펼쳤던 이인제(31.3%)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영남 출신 노무현 후보가 DJ와 민주당의 근거지인 광주에서 승리하면서 ‘노풍(盧風)’이 점화됐다. 그 이후 노무현 후보는 파죽지세로 승리를 이어갔다. 한마디로 민주당 적통 후보가 한나라당 출신 비주류 후보를 침몰시켰다.

향후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반이재명’ 연대·단일화와 관련해 어느 시점에 어느 범위까지 이뤄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5일 ‘친문’ 정세균 후보와 ‘친노’ 이광재 후보의 단일화와 이낙연 후보의 참여 여부에 따라 단일화의 파급력이 달라질 것이다. 향후 이 지사의 정책·정체성·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하는 방향으로 ‘이재명 때리기’ 협공이 전개될 경우 민주당 경선 판도는 크게 요동칠 수 있다. 민주당은 오는 9월 5일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를 치른다. 만약 친문 민주당 적통 후보 대 비주류 이재명 후보 간에 결선 투표가 이뤄질 경우 누구도 예측이 쉽지 않다. ‘어게인 2002’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야권의 유력 대권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지난달 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본격 정치 행보에 들어갔다.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에 복당했고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유명세를 탄 윤희숙 의원도 1일 깜짝 대권 선언을 했다. 곧 야권의 우량주인 원희룡 제주 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의 대권 선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야권에서는 ‘윤석열 대세론’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것도 언제 흔들릴지 모른다. 지난 2007년 7월 시작된 한나라당 대선 경선 직전에는 2006년 추석 무렵부터 형성된 이명박 대세론이 강고했다. 그러나 막상 대선 경선이 시작되자 다스와 도곡동 땅 차명 보유, BBK 주가 조작 등 이명박 후보의 3대 의혹 사건이 도덕성 검증의 아킬레스건으로 부상하면서 경쟁 상대인 박근혜 후보와 초박빙의 승부가 전개됐다. 경선 결과 이 후보(49.6%)는 박 후보(48.1%)에게 겨우 1.5%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대권 선언을 한 윤 전 총장은 이제 숨소리마저 검증을 받아야 한다. 요양 급여 부정 수급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장모 사건뿐 아니라 남아 있는 가족·측근 관련 사건의 수사 결과는 앞으로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직이 최상의 정책이다. 단언컨대 한국 정치에 대세론은 없다. 대선 경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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