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시장에서 ‘멀티 역세권’이 투자 키포인트(key point)로 꼽히고 있다. 2개 이상의 지하철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역세권은 희소성이 높은데다, 단일역세권 보다 유동인구가 풍부해 상권 발달이 빠르고 임차 수요 확보가 용이해 상대적으로 공실률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2개 이상의 노선이 지나는 지하철역은 단일 노선보다 일 평균 이용고객이 높은 경우가 많다. 한국철도공사 2020년 수송실적 자료에 따르면, 경의중앙선 단일역인 한남역은 일 평균 이용고객이 6,670명인 반면, 지하철 2,5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왕십리역은 2만7,786명으로 416% 수준이다. 또, 지하철 1호선 중동역은 1만4,515명이지만, 지하철 1호선과 서해선을 이용할 수 있는 소사역은 318%에 달하는 4만6,214명을 기록하고 있다.
공실률도 지역 평균 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2021년 1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 자료를 살펴보면, 지하철 5호선과 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공덕역 상권은 공실률이 5.5%, 2호선과 7호선이 지나는 건대입구역 상권은 4.7%로 서울 평균(8.9%) 보다 낮은 공실률을 보였다. 지하철 1호선과 분당선이 지나는 경기도 수원역 상권의 공실률은 3%로 경기도 평균인 9.9%와 비교해 현저히 낮았다.
뿐만 아니라 멀티 역세권 상가들은 임대료도 단일 역세권에 비해 높게 책정돼 있는 편이다. 지하철 1호선과 서해선이 지나는 소사역 인접 일반 상가의 경우, 전용면적 42㎡가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260만원 선(네이버 부동산 기준)으로 매물이 나와있는 한편, 지하철 1호선 부천역 역세권에 위치한 일반 상가는 1층 전용면적 50㎡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10만원 선에 나와있다.
업계 전문가는 “멀티 역세권에 들어서는 상업시설은 이미 오래전부터 분양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상가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풍부한 수요가 뒷받침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멀티 역세권 상가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분양시장에서 멀티 역세권 상가들은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 동대문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단지 내 상업시설은 청량리역 역세권 단지로 인기를 끌며 계약 반나절만에 완판했다. 청량리역은 서울 지하철 1호선을 비롯, 경의중앙선·경춘선·수인분당선 등 4개 노선이 지난다. 지난해 12월 서울 구로구에서 공급한 ‘힐스 에비뉴 신도림역 센트럴’도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 역세권 상가라는 점이 부각되며 5일 만에 계약을 모두 완료했다.
올 하반기에도 전국 곳곳에서 멀티 역세권 상가들이 공급돼 눈길을 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7월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 65-2번지 일원에서 ‘힐스 에비뉴 소사역’ 상업시설을 분양할 예정이다. 연면적 약 2만8천여㎡에 지하 1층~지상 3층, 238실 규모로 구성된다. 해당 상업시설은 지하철 1호선과 서해선을 이용할 수 있는 소사역이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해 있으며, 소사역 4번 출구에서부터 이어지는 연결 보행 통로를 설치해 고객 유입률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힐스테이트 소사역’ 아파트 629세대와 반경 1km 이내 9천여세대의 배후 거주수요까지 품고 있어 빠른 상권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대구광역시 동구 신천동 70-1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동대구역 우방 아이유쉘’ 단지 내 상가는 7월 공개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34~84㎡ 규모의 31개 점포가 공급된다. KTX와 도시철도 1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동대구역 역세권 상가이며, 3면이 도로변에 노출된 스트리트형 상가로 전체 구성을 1층 개방형으로 조성해 가시성을 확보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552-17, 18번지에 들어서 복합 비즈니스센터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약 10만 3,805㎡ 규모로 지식산업센터와 상업시설이 함께 지어지는 복합단지다. 상업시설인 '롬스트리트'는 71실 규모이며, 단지 L층(지하 1층)~지상 1층에 조성돼 원스톱 라이프를 누릴 수 있다. 경춘선 별내역과 갈매역을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 중랑구 신내역까지 1정거장이면 이동할 수 있다. 또 향후 8호선 별내역(2023년 개통 예정), GTX-B노선(2022년 착공예정)이 들어서면 서울 강남권역까지 약 27분대 접근 가능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