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20년 만에 1,050선을 터치한 가운데 코로나19의 급속한 재확산에 따른 관련주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진단키트·백신주 및 재택, 택배 등 비대면 관련주가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끈 한편 경제 재개 기대감에 그동안 상승세를 탔던 여행·항공주들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2.40포인트(0.23%) 오른 1,047.36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지난 2000년 9월 7일(1,061) 이후 처음으로 1,05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스닥의 상승세는 진단 키트 등 바이오주 역할이 컸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12명으로 지난해 말 3차 유행이 정점에 이르렀을 당시 기록인 1,240명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이 소식에 진단 키트주 씨젠(096530)은 13.81% 오른 8만 9,800원으로 마감하며 올 4월 이후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휴마시스(205470)(14.25%), 엑세스바이오(950130)(15.07%) 등도 강세 마감했다. 이들 바이오주는 연초 이후 금리 인상 우려 및 공매도 재개,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세에 따라 저조한 상승률을 보여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제약·바이오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가능성에 온라인교육 및 재택근무와 택배·포장주 등 비대면 관련주들도 속속들이 주가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온라인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캐리소프트(317530)(18.12%)는 52주 신고가를 세웠고 YBM넷(057030)(16.20%), 메가엠디(133750)(9.26%)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재택근무 지원 업체 알서포트(131370)(12.29%), 링네트(042500)(15.90%) 등도 주가가 치솟았다.
택배·제지주 역시 거리 두기 강화 시 ‘집콕 생활’ 및 온라인 주문량 급증에 의한 수혜가 예상돼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대영포장(014160)(29.98%)은 가격제한선에서 마감했으며 한국팩키지(037230)(11.56%), 태림포장(011280)(10.39%) 등 포장지 관련 종목들도 동반 강세 마감했다.
반면 외부 활동 재개 기대감에 그동안 상승세를 보여왔던 여행·항공주들은 이날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하나투어(039130)(-4.16%), 롯데관광개발(032350)(-3.86%) 등 대부분의 여행 업체 주가가 낙폭을 키웠다. 티웨이항공(091810)(-3.48%), 진에어(272450)(-3.06%) 등 항공사들도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며 코스닥지수를 이끄는 주도 섹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랜 기간 소외되며 바닥 국면을 보였던 바이오주가 코로나19 상황뿐 아니라 의료 기술 확보, 컨소시엄 구축 등에 힘입어 저점 반등에 나설 때가 왔다는 설명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국내외 금리의 전형이 요지부동이라면 그간 수세로 내몰렸던 바이오가 괄목상대할 것”이라며 “mRNA 원천 기술 확보 및 양산 플랫폼 구축 등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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