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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설계자 '미상', 신길동 Y자 아파트의 정체는?

Y자형 건축물, 스킵 플로어 등 실험적 건축 요소 많아

필지 특성 및 Y자형 건축물의 장점을 반영해 설계했을 것

재난 위험 시설 D등급 지정 후 재건축 앞둬









옆에서 보면 평범한 아파트인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Y자형인 아파트가 있다. 바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116-15번지에 위치한 대신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지상 1층까지는 상가로 이뤄져 있고 2층부터 현재 주상 복합 아파트를 떠올리게 하는 아파트로 구성돼 있다.

최근 주상 복합 아파트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 건축 형태지만 놀라운 사실은 이 아파트가 1971년에 사용 승인을 받았다는 데 있다. 51년 전 이 아파트가 Y자형으로 지어진 계기는 뭐였을까? 이를 ‘집슐랭 흥신소’에서 분석해봤다.

시장과 상가가 어우러진 ‘블록형 상가 아파트’인 대신아파트


신길역에서 약 750m 대방역 방향으로 12분을 걷다 보면 좌측에 붉은 벽돌로 둘러 싸인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971년 2월 24일에 사용 승인을 받은 이 곳이 바로 ‘대신아파트’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까지는 시장이다. 시장의 이름은 ‘대신 시장’이다.



시장 건물은 위에서 봤을 때 좌우가 대칭인 사다리꼴 모양이다. 사다리꼴 상가 위에 Y자형 아파트가 얹어져 있는 형태인 것이다.

Y자형 아파트는 국내에서 흔치 않은 건축 유형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아파트는 대부분 일자 형태의 판상형이다.

많은 장점 때문에 탄생한 신길동 Y자형 아파트


그렇다면 이런 Y자 아파트는 누구의 손을 통해 탄생한 것일까. 시장 상인과 아파트 주민들에게 수소문을 해봤지만 '이창호' 선생이라는 모호한 인물 외에 뾰족한 답을 얻지 못했다.







대신, 관련 논문을 통해 추측 가능한 Y자형 아파트 건축 계기에 대해 알아봤다. 대신아파트는 상가 아파트 중 블록형 상가 아파트에 속한다. 블록형 상가 아파트는 필지들의 합병으로 인해 형성된 독특한 형태의 필지 위에 지어진 아파트를 말한다. 이 때문에 필지의 형태가 건축물로 그대로 반영되는데 대신아파트 역시 기존의 소규모 주거지가 하나의 블록으로 합쳐졌고 그 위에 아파트가 들어섰기 때문에 ‘Y자형’이라는 독특한 형태를 가지게 됐을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설계자가 Y자형 건축물의 장점을 파악해 이를 설계에 반영했을 가능성도 높다. Y자형 건축물의 장점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채광과 환기가 용이하다. Y자형으로 설계하면 건축물이 외부 공기에 닿는 면이 넓어지는데 이 때문에 통풍이 잘 되고 채광이 좋다. 덕분에 난방비도 줄어드는 등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다음으로Y자형 아파트는 판상형 아파트에 비해 작은 부지에도 건축이 용이하다. 좁은 부지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Y자형 아파트는 구조적 안정성이 뛰어나다. Y자형 건물은 3개의 건물이 서로 하중을 분산 시켜 안정성이 높다.

‘스킵 플로어’ 형식이 적용된 대신아파트…건축사적 의미 높아




또한 대신아파트는 ‘스킵 플로어’ 형식을 적용해 건축 전문가들에게 한국 아파트 계보 사상 가장 실험적인 건축물로 평가 받고 있다. 스킵 플로어란 건물 각 층의 바닥 높이를 같게 하지 않고 바닥 일부를 다르게 해 반 층 차 높이로 설계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신아파트 내부에 진입하면 건물 중앙에 있는 계단을 기준으로 A,B,C동이 차례대로 있는데 A동이 B,C동보다 딱 반 층 높다. 이러한 스킵 플로어는 계단 양 측의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거푸집 제작이 까다롭고 방화 구획이나 피난 경로 설정 등도 일반 플로어보다 고려할 것이 많아 설계와 시공이 까다로운 건축 요소에 속한다.

1970년대 영등포 랜드마크였던 대신아파트…새로운 변신 앞둬


시장 상인과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1970년대 '대신아파트'는 영등포구의 랜드 마크 아파트였다고 한다. 부유한 분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였다고. 이곳에서 30년 이상 거주한 한 주민은, 30년 전 대신 아파트 한 채 값이면 강남 아파트 두 채를 살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물론 이를 입증할 문서는 없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긴 하다.



직접 대신 아파트를 방문해 살펴 보니, 당시의 주민들이 선호하던 거주 요건들이 갖춰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3대 업무 지구인 여의도는 버스로 20분 이내에 갈 수 있고, 동시대 다른 상가 아파트엔 없던 ‘주민 전용 출입구’가 있어 주민들이 편의성과 치안을 모두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여러 건축 요소로 주민과 건축 전문가들에게 사랑 받는 대신 아파트. 이곳은 지난 2001년 재난 위험 시설 D등급으로 지정돼, 지금은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3만 8,806.83㎡에 아파트 78세대, 도시형 생활 주택 81세대, 오피스텔 136세대, 판매 및 업무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에 30년 이상 거주한 주민 A씨는 “재건축이 되면 멋진 주상 복합 아파트로 변신할 것이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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