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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방역규제 강화 없다”…미국의 코로나 상황 읽기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지난 3월 CNBC와 인터뷰하는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 /CNBC방송화면 캡처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6% 오르면서 전날의 손실을 상당 부분 만회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도 1.5%대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상승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떨어진 주식을 사들이려는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분석했는데요.

그럼 델타변이 우려는 사라진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8일 기준 3만1,745명(최근 1주일 평균)이었던 신규 환자수가 19일에는 3만5,035명으로 늘었습니다. 숫자만으로는 시장이 오를 건 아니죠. 수면 아래 있던 델타변이 우려가 어제 한번 분출된 만큼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언제든 델타변이를 이유로 시장이 요동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델타변이에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어떻게 대처할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인데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 못 다룬 내용을 추가로 전해드립니다.

머피 주지사 “당분간 마스크 규제강화 없어”…지역별로 다를 것


이날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가 미 경제 방송 CNBC에 출연했는데요. 그는 LA 지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해야 한다면 하겠지만 당분간(For the time being) (의무화 조치를)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 실내 착용조치를 되살릴 수 있다는 것과, 둘째 그럼에도 한동안 규제강화는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당분간’ 없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남아있듯 뉴욕과 뉴저지 같은 동부 대도시 권역에서도 규제강화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하게 되더라도 아직 시간이 있다는 뜻이죠. 이는 경제활동 재개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어도 당분간 지속적인 경제활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미국에서는 권고일 경우에는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시카고 오토쇼 2021 행사장 입구에는 백신 미접종자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require)하라고 돼 있다. /시카고=김영필 특파원


머피 주지사는 학교 마스크 착용 문제에 대해서도 권고(Recommendation)를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require’나 ‘must’, ‘mandate’이면 반드시 써야 하지만 그 외에 ‘recommend’나 ‘urge’는 알아서 하라는 겁니다. 최근 미국의 마스크 문제를 다루면서 권고를 마치 꼭 써야 하는 것처럼 다루는 기사가 적지 않은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권고면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좀더 예민한 지역(캘리포니아 등)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되살릴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대다수의 주와 지방정부가 최소 이번 여름 동안은 그냥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늦가을 혹은 겨울이 되면 다시 각종 규제가 부활하고 경제활동이 위축할 수 있다고 보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것이죠.

어쨌든 많은 이들이 전망하듯 미국은 지역별로 코로나19 대응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미 지난해에도 그랬는데요.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주별로 백신 접종률부터가 다릅니다.

버몬트의 경우 1회 이상 접종한 성인의 비율이 무려 86.2%에 달합니다. 매사추세츠(83.4%)와 코네티컷(80.6%), 뉴저지(77.8%), 뉴욕(74.0%) 등 주요 주가 70%를 웃돕니다. 최근 환자가 급증하는 미주리(57.6%)와 알칸사스(54.9%) 등은 접종률이 낮은데요. 버몬트와 미주리의 대응은 다를 수밖에 없겠죠. 이는 현재로서는 델타변이의 영향이 지난해보다 적을 것이며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게 합니다.

백악관, “돌파감염자 증상 경미 백신의 힘”…존슨 총리 “경제 망가뜨릴 수 없어”


이날 미국 백악관 관계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백신을 맞았음에도 걸린 돌파감염 사례인데요.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돌파 감염이 있을 것이란 걸 알지만 이번 일에서 보듯 접종자의 감염은 증세가 대체로 경미하다”며 백신의 효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지침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했죠. 전에도 전해드렸듯 이는 미국 정부가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방역규제 강화를 피하면서 경제를 지속적으로 돌리려는 기조를 갖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환자가 폭증한다면 모르겠지만 지난해와 70%가량의 미국인이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지금은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오후9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시카고 리버워크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주별로 백신 접종상황이 달라 지난해 같은 전면적이면서 동시다발적인 셧다운의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낮다. 미국도 사실상 코로나19와의 동거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시카고=김영필 특파원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전면 셧다운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미국서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여기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전면 셧다운이 없다는 것은 지난해 같은 급격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회복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은 농후하죠.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전면적인 셧다운은 다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했다는 얘기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인사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투사경이 될 수 있는데요. BBC에 따르면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 수석보좌관이 “존슨 총리가 80세 이상이 사망한다고 해서 경제를 망가뜨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만큼 문제가 있고 논란이 클 수밖에 없는 발언인데, 그럼에도 영국과 미국 정부의 속내와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백악관 경제자문의 구원등판…“델타변이에도 부양책 있다”


‘뇌피셜’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날 제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이 언론에 구원등판했습니다. 어제의 시장 충격 때문일텐데요. 그는 공영라디오 NPR를 비롯해 미 경제 방송 CNBC 등에 출연했습니다. 아마도 오늘 증시가 올라 의미가 다소 퇴색했겠지만 번스타인 자문은 계속해서 미국 경제가 강하다는 점을 주저리주저리 얘기했는데요.

그는 전날의 델타변이 공포에 대한 질문에 “어제의 일을 얘기하려면 오늘의 회복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 취임 6개월 후 미국 경제는 더 강한 위치에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30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직장으로 돌아왔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55%나 감소했다. 성인의 3분의 2 이상이 예방접종을 했다”며 어제의 일은 시장의 일시적인 충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얘기한 적은 없지만 백악관 관계자들의 발언과 정책방향을 보면 사실상 코로나와의 동거전략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러자 날카로운 질문이 나왔습니다. “왜 미국만 생각하느냐. 델타변이에 전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지 않겠느냐. 미국 경제가 이 모든 것을 견딜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대뜸 정부의 코로나19 부양책 얘기를 꺼냈습니다. 자녀세액공제 같은 재정지원이 많았기 때문에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것이죠. 월가에서는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인프라 투자계획이라는 추가적인 재정부양책이 있어서 델타변이에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 시장을 보면서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 드린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의 말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는 시장이 몇 퍼센트, 최대 10% 떨어질 수 있지만 황소장세는 꺾지 못할 것이라고 했었죠. 항상 시장을 볼 때는 비관론과 함께 낙관론을 잃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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