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부의 성도 정저우시 등 허난성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로 애플 아이폰 생산 업체 폭스콘 등 다국적 기업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는 잦아들었지만 전력 공급 불안정과 물류 지체로 당분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정저우에서 아이폰 조립 공장을 운영하는 폭스콘은 홍수로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홍수로 인한 전력·수도 공급 중단과 침수로 공장 2곳의 운영이 중단됐다. 폭스콘은 공장을 수리하면서 다수의 직원들에게 휴가를 줬고 공장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폭스콘은 정저우에 공장 3개를 갖고 있다.
정저우 공장은 하루 50만 대의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데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폭스콘 측은 “공장의 일부가 침수됐지만 시설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다”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홍수로 파괴된 철도와 도로·항공 등 항공 교통의 정상화가 늦어져 물류 지체는 계속될 것으로 지적됐다.
WSJ는 “이번 사태로 올가을 출시를 목표로 7월부터 조립에 들어간 애플 신모델인 아이폰13의 출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스웨덴 가구·가정 용품 업체 이케아도 매장 문을 일시적으로 닫았고 미국 택배 업체 페덱스도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둥펑동차그룹과 일본 닛산의 합작 투자사인 둥펑닛산도 정저우 공장의 일부 설비가 손상돼 추가 피해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난성은 중국 내 제조 허브일 뿐만 아니라 많은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 사업장도 위치해 있다. 지난해 허난성은 총 200억 6,000만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
한편 정저우 등 허난성에서는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되는 폭우로 이날 오후 2시(현지 시각)까지 33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으며 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정저우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사흘간 누적 강수량이 617㎜에 이르렀는데 이는 연평균 강수량 640㎜에 근접하는 수치다.
중국 기상대는 정저우에 폭우를 뿌린 비구름대가 북상하고 있어 23일부터는 허베이성과 베이징에도 큰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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