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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법사위 돌려준다고 “역적” 문자폭탄, 의회민주주의 흔든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국민의힘과 11 대 7로 나누고 내년 6월 국회 후반기에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넘기기로 했다. 그러나 23일 여야 간 합의 소식이 알려진 뒤 강성 친문 지지자들이 민주당 지도부를 공격하는 문자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는 사퇴하라” “민주당에 배신당했다” 등의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이번 협상을 주도한 윤 원내대표를 겨냥해 “역적”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 유튜브 채널은 송 대표와 윤 원내대표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했다.

여야는 1988년 13대 국회 이후 상임위원장을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했다. 2004년 17대 국회 이후에는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했다. 그 뒤 여당은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입법 폭주를 했고, 이는 4·7 서울·부산시장 보선의 참패로 이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여야 협치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실제 그런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이 부동산 관련 세법 등 쟁점 법안들을 우선 밀어붙이고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 심사로 한정한 뒤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넘기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당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꼼수를 부릴 생각을 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의 의회민주주의 정신을 복원하는 데 힘써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문자 폭탄에 대해 “양념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며 대충 넘긴 것이 일부 ‘문빠’들의 일탈을 조장했다는 지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의회민주주의를 흔드는 강성 지지층에게 자제를 촉구하고 모든 불법 선거를 차단할 수 있도록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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