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5일째 감소하면서 정점을 찍었다는 낙관론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9일(현지시간)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 등 방역규제를 대거 푼 영향이 아직 반영되지 않아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5일 2만9,173명으로 6일 이후 처음으로 3만명 아래를 기록했다고 더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영국의 하루 확진자는 17일 5만5,000명에 육박했으나 이후 증가세가 주춤하더니 20일(4만6,558명) 이후로 내리 감소하고 있다.
예전에 확진자가 줄었을 때는 봉쇄 효과였지만 이번엔 반대로 규제를 푼 상황에서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라는 차이가 있긴 하다. 그러나 백신 효과라고 보기엔 천천히 집단 면역을 향해 다가간 것이라서 확진자 그래프가 이렇게 가파른 형태가 아니어야 한다며 더 타임스는 확진자 감소 배경에 관해 "다소 미스테리"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가 끝나고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는 한편 날씨가 좋아지며 실외 활동이 늘어난 영향이 일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확진자 감소가 집단 면역이 아니라 행동 변화에 따른 것이라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더 타임스는 지적했다. 초기에 델타 바이러스가 퍼졌던 블랙번과 볼턴 지역은 5월에 확진자 수 정점을 찍으며 집단 면역에 도달한 것으로 보였으나 지금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자들은 청년층의 백신 기피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18∼29세 중 3분의 1이 아직 1차 접종도 하지 않은 상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대학생들만 강의를 듣거나 기숙사에 들어가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이스트 앵글리아 의대 폴 헌터 교수는 "확진자 감소는 좋은 소식이지만 다음 주말께 규제완화 효과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뒤 판단하겠다"며 "앞으로 며칠이 결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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